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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헌 문화예술위원장 해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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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문화체육관광부가 5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 김정헌(62) 위원장을 해임했다.

문화연대 공동대표 등을 역임한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예술위 2기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3월 유인촌 장관이 “지난 정부의 정치색을 가진 기관장은 물러나는 게 자연스럽다”며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과 함께 사퇴 대상자로 거명했던 인사다.

김 위원장의 해임 사유는 ‘방만한 기금 운영’이다. 문화부 조창희 감사관은 “김 위원장은 국가재정법 및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해 예탁할 수 없는 C등급 금융기관에 문예진흥기금을 맡겨 큰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재임 중 예탁한 기금은 200억원이며, 손실금은 54억원에 해당한다. 김 위원장은 즉각 반발했다. “금융기관의 A·B·C 등급 구분은 법령에 따로 나온 게 아닌 자의적 분류”라고 반박했다. 또한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금융위기 상황에서 어떤 연·기금이 수익을 내는가. 문화부 산하 관광기금도 6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 책임자도 문책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유인촌 장관의 몰아내기식 작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행정소송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논란의 핵심은 문예진흥기금이 들어간 금융기관 등급의 적합성이다. 문화부는 “법률에 의거해 예탁할 수 없는 C등급 금융기관에 돈을 넣은 게 문제”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예술위의 입장은 다르다. 예술위 박진철 담당자는 “금융기관 등급이 원래 있던 게 아니다. 기금은 본래 11개 금융기관에 넣어 두었다. 이를 지난 5월 감사원이 상대 평가에 의해 11개 금융기관을 A·B·C 등급으로 나누었다. 즉 뒤늦게 등급을 나누고, 그보다 앞서 돈을 넣은 것을 문제 삼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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