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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소평없는중국>미국.중국 관계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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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은 덩샤오핑(鄧小平)의 사후에도 미.중 관계의 기본이 크게 바뀔 것으로 보지 않는다.鄧 스스로 93년3월 장쩌민(江澤民)총서기-리펑(李鵬)총리를 주축으로 한 새 지도부를 발족해 자신의 사후를 대비했다.하버드대 에즈라 보겔 교수

는 따라서 정치적으론 벌써 4년전에 鄧은 죽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우선 홍콩반환 문제 처리에서 중국의 대만정책이나 국내정치의 변화여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중국이 분방한 시장경제의 대표적 전시관이었던 홍콩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서 중국의 앞날을 짚어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다.제임스 새서 베이징(北京)주재 미국대사는 지난달 홍콩 문제와 함께“급속히 늘어나는 미국의 대중(對中)무역적자도 미국의 경제사정에 따라 양국관계를 악화시킬 소지가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지난해 미국의 대중 적자는 3백62

억달러.중국은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 대미(對美)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미.중 관계는 89년6월 천안문사태이후 악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92년 대선유세에서 빌 클린턴 후보는 중국의 인권문제를 중시할 것을 공약했고 집권이후 중국을 압박하는 정책으로 일관했다.95년5월 대만의 리덩후이(李登輝)총통에게

비자를 발급했고 지난해 3월 대만 대통령선거를 앞두곤 중국의 무력시위에 맞서 미국은 급기야 항공모함까지 파견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의 대중정책 기조는 중국이 국제사회에 폭넓게 참여함으로써 경제발전 뿐아니라 정치개혁까지 이룰 수 있도록 유도하자는 전략이다.미국이 구태의연하게 냉전당시와 같은 고립정책 혹은 포위전략을 구사한다 해도 동아시아 제국들

이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고려도 작용했다.그리고 이같은 정책방향은 이미 鄧의 사망을 염두에 두고 결정된 것이다.리처드 솔로몬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21세기 미국의 골칫거리로 대두될 중국에 대한 일관성있는 정

책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고 충고했다.

내주초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에 이어 3월말 앨 고어부통령의 방중(訪中)과 함께 올해중 이뤄질 江국가주석의 방미(訪美)등 양국간 고위인사들의 접촉은 중국을 향한 미국의 건설적 개입정책이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미국의 중국전

문가들은 보고 있다. [워싱턴=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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