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옥무기수 어디 숨었나-추적 한달 종적 못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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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부산교도소 무기수 신창원(申昌源.29) 탈옥 사건이 20일로 발생 한달째를 맞는다.

검찰과 경찰이 이례적으로 서울과 부산에 수사본부를 두곳이나 설치,집중 추적을 벌였지만 申씨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지금까지 국내 탈옥사건은 모두 10일 안에 잡히거나 자살로 끝났다는 점에서 申씨는 매일 탈옥 신기록을'경신'하고

있는 셈이다.

검찰.경찰이 추정하는 申씨의 상황은 세가지.

첫째 가능성은 申씨가 외부조직의 도움을 받아 철저하게 숨어지내는 것이다.

이는 30일이 지나도록 추가범죄와 시민제보가 없었다는 점에서 더욱 설득력이 있다.

탈옥에 성공해도 고립된 범인은 도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절도.강도를 저지르다 꼬리가 잡히는게 일반적이다.그러나 申씨는 탈옥 당일 교도소 근처 농원에서 양복1벌등을 훔친 것 말고는 전혀 행적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음은 申씨가 독자적으로 탈옥한 뒤 전국을 돌며 수사망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미 申씨는 지난 89년 3월 서울성북구돈암동에서 郭모씨를 살해,3천2백여만원을 뺏고 청량리 윤락업소 업주의 제보로 잡힐 때까지 6개월동안 경찰의 수배를

받은 경험이 있다.당시 申씨는 수사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애인 李모(당시 16세)양과 함께 서울.대구.대전.전주등의 여관을 계속 옮겨다니는 기민함을 보였다.

마지막은 외국으로의 밀항이다.검찰 관계자는“申씨가 교도소 안으로 일어.영어회화책을 들여와 공부하며 교도관과 기본적인 영어회화를 나누는등 여느 강력범과는 달랐다”고 말했다. 〈부산〓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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