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수소 스테이션’ 개발에 역량 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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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유 의존도를 완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이 에너지 독립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SK에너지 구자영 기획·연구개발 담당 사장)

SK에너지가 정유업체를 뛰어넘어 차세대 에너지기업으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석유자원이 고갈돼 가고 지구온난화로 그린에너지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화석 에너지에만 매달릴 수 없어서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수소연료,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 개발을 미래 핵심사업으로 선정했다. 특히 친환경 연료전지의 핵심인 수소 제조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SK에너지는 정유공정에서 축적된 공정·촉매기술을 바탕으로 1990년대 초부터 천연가스 및 메탄올을 원료로 하는 고순도 수소 제조장치에 대한 연구를 해 왔다.

99년부터는 연료전지 자동차용 연료장치를 개발했다. 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런티어 사업’에 참여, LNG용 수소 스테이션 리포머(Reformer) 개발에 성공했다.

2004년에는 산업자원부의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 중 ‘수소 스테이션 국산화 기술 개발’ 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수소 스테이션은 현재의 주유소나 가스충전소에서 차량이 석유연료나 LPG를 충전하듯이 연료전지 자동차에 수소를 충전하는 충전소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에너지 회사 및 자동차 회사를 중심으로 수소 스테이션과 수소 자동차를 시범 운영한다. 미국은 현재 30여 개인 수소 스테이션을 2010년에 17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수소 스테이션은 크게 수소제조장치·압축기·저장기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핵심이 탄화수소로부터 수소를 제조, 정제하는 장치다. SK에너지는 충남 대덕에 있는 SK에너지 기술원에서 자체 개발한 LPG 수소 제조장치를 이용한 ‘수소 스테이션’을 건설했다. 자체 개발한 기술을 수소스테이션에 적용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소 스테이션 개발은 미래 수소 에너지 시대의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의미와 함께 자원 빈국인 한국이 에너지 자립국으로 향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폴리머 제품으로 전환하는 신기술에도 투자하고 있다. 최근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신기술에 대한 특허 이전 및 연구협력 계약을 아주대와 체결했다.

무공해 석탄에너지 기술 개발을 통해 풍부한 저가의 석탄으로 석유 및 화학제품·전기를 생산해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또 그린카 세계 4대 강국에 진입하기 위한 핵심기술인 리튬 배터리 기술을 개발, 3년 내 상용화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우뭇가사리로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하는 것뿐 아니라 차세대 바이오 연료인 바이오 부탄올을 생산하는 기술 개발에도 투자한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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