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아마존 열대우림 소유권 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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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세실리오 도 레고 알메이다(66)라는 이름은.열대우림 수집가'라는 독특한 별명과 함께 요즘 브라질에서 심심찮게 회자된다.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하는 아마존 북부의 광활한 우림지역을 놓고그가 요즘 지방정부와 심각한 소유권 분쟁을 벌이 고 있기 때문이다. 분쟁지역은 스위스 국토면적보다 넓은 무려 4백60만 (남한의 절반)에 달한다.만일 알메이다 소유로 판명되면 그는 단연 브라질 최대 지주가 된다.
알메이다의 집안은 그가 아주 어릴 때인 30년대 대불황기에 아마존지역으로 이주해 왔다.이곳에서 성장한 그는 고속도로 공사등 토목.건설업으로 자수성가해 억만장자가 되었고 이 돈으로 밀림지역 땅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는 이 땅을 여행객들을 위한 생태계 관찰과 천연의약품 연구를 위한 보고(寶庫)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파라주 주도(州都)인 벨렘의 서쪽 6백40㎞에 L자 모양으로된 이 구역을 현지인들은 그의 이름을 따 세실리오 랜디아(지도)라고 부른다.
이곳은 37종의 나무와 각종 희귀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28개의 크고 작은 하천이 관통하며 아직 상세한 지도조차 만들어지지않을 정도로 아마존에서도 전인미답의 처녀림에 속한다.
주정부는 이 땅에 대한 알메이다의 소유권이 불분명할 뿐더러 그에게 땅을 맡겼다간 환경파괴가 가속화될게 뻔하다면서 지난해 8월 소유권 무효확인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파라주 토지청 대표변호사인 카를로스 라마라오는“우리 눈앞엔 역사상 가장 악랄한토지사기 사건이 펼쳐지고 있다”는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토지매매에 대한 법적 규정이 허술했던 시절 혼란을 틈타 이뤄진 계약은 원인무효라는 주장이다.
공공기관이 이 땅을 관리하지 않으면 돈벌이를 위해 벌목과 동물가죽 채취에 혈안이 된 민간기업의 희생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대의명분까지 내세우고 있다.매매계약 당시 이 분쟁지역의 매입가는 6백만달러로 돼 있지만 오늘날엔 1억7천만달 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피고측도 맞소송을 내는등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은 물론이다.알메이다쪽이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주정부를 궁지에 몰아넣는 형국이다.더욱이 현지 주민들은 이미 지역유지인 알메이다로부터 많은혜택을 입은바 있어 심정적으로 그를 성원하는 편 이다.
지구상 마지막 천연 열대림인 아마존 밀림지역에서 이처럼 소유권이 불분명한 땅은 90%에 달한다.요즘도 알메이다가 유능한 고문변호사에게 소송을 일임한 채 또다른.밀림사냥'에 분주히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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