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모르는 제품엔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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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시장에서도 잘 팔리는 제품들이 있다. 신기술을 탑재했거나 틈새시장을 공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효자 상품’이다. 이상규 LG전자 상무(DA 마케팅 팀장)는 “최고의 제품은 언제든지 시장에서 통한다”며 “특히 불황기에는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들이 시장을 이끄는 견인차”라고 말했다.

◆신기술의 힘=삼성전자의 휴대전화 ‘햅틱2’와 ‘하우젠 버블’ 세탁기는 최근 신기록을 달성했다. 9월 말에 선보인 햅틱2는 출시 7주 만에 판매량 20만 대를 돌파했다. 이전 히트 모델인 햅틱보다도 1주일 정도를 앞당긴 것이다. 터치폰 시장을 주도하는 이 제품은 사용자가 진동 기능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나만의 햅틱’ 같은 다양한 첨단 기능을 장착한 게 특징이다. 하우젠 버블도 9월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2만5000대나 팔렸다. 삼성전자가 1974년 세탁기를 생산한 이후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 제품은 100만원대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16개국에서 특허를 받은 ‘버블 세탁’이라는 신기술을 채택한 게 인기 비결이다. 버블엔진은 세탁 시작 2분 만에 거품을 만들기 때문에 세탁력이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전자가 8월에 내놓은 드럼세탁기 ‘트롬 안심케어’는 출고 가격이 150만원을 넘는 프리미엄 제품. 하지만 월 평균 3000대 이상이 팔리는 인기 상품이다. ‘트롬 안심케어’라는 신기술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안심케어 시스템은 세탁물 섬유 속에 숨어 있는 세제 농도를 감지해 세탁시간과 헹굼 횟수를 자동으로 조절해 준다. 세제·전기·물 등을 절약할 수 있다. ‘LG디오스 김치냉장고’도 신기술로 시장을 휘어잡았다. 국내 최초의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로 기존 컨셉트를 뒤집어 성공한 사례다. 올 김치냉장고 시장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90만 대로 예상되지만 LG전자는 이 제품을 내세워 지난해보다 김치냉장고 판매량이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위니아 딤채와 삼성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경쟁업체들도 스탠드형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틈새는 있다=삼성전자의 ‘아가사랑 세탁기’는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대표 제품이다. 용량이 3㎏밖에 되지 않는 단점을 강점으로 내세워 대형 세탁기 시장의 틈새를 노린 ‘세컨드 세탁기’다. 이 회사의 김남용 부장은 “2002년 첫선을 보인 이 제품은 지난해까지 모두 7만 대 팔렸다”며 “올해는 5만 대 이상 팔릴 것으로 보여 불황을 맞아 더욱 빛나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아기를 둔 주부나 싱글족에게 안성맞춤이다.

파나소닉 ‘루믹스 LX3’도 틈새공략에 성공한 제품이다. 성능과 가격 면에서 값비싼 디지털렌즈교환식(DSLR) 카메라와 일반 디지털카메라의 중간 수준 제품이다. 파나소닉 관계자는 “월 평균 30% 이상씩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루오션을 찾아라=요즘 노트북PC 시장에 ‘넷북 열풍’이 불고 있다. 기존 노트북PC의 절반 가격에도 못 미치는 넷북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어서다. 넷북은 가격이 50만원대로 싸면서 기능도 일반 소비자가 쓰기에 불편이 없어 인기를 얻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한국IDC에 따르면 올해 넷북 시장 규모는 17만 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올 전체 노트북PC 시장의 10% 정도. 9월 말 제품을 출시한 삼성·LG· 삼보컴퓨터 등은 두 달 만에 각각 2만3000대, 1만5000대, 1만5000대를 팔았다. 삼성전자의 ‘NC10’은 없어서 못 팔 정도다. 한국IDC의 권상중 연구원은 “4분기 노트북PC 시장은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넷북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LG전자의 ‘디오스 와인셀러’도 올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6년 5800대이던 와인셀러 시장 규모는 올해 1만3000대 수준이다. LG전자는 이 제품의 판매량을 7000대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에 힘입어 LG전자는 저가인 중국 하이얼 제품을 누르고 와인셀러 업계 1위로 자리 잡았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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