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파문>與野 장외 '흠집내기'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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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보(韓寶)비리의혹을 둘러싸고 상대를 비난하던 여야는 2일 안동과 부산에서 지구당개편대회(신한국당).시지부결성대회(국민회의)를 열고 장외대결을 벌였다.근거없는 풍설을 거론하던 모습은벗어났지만 공방은 치열했다.신한국당은 야당의 공 세를 .정치적음해'로 규정해 강력히 비난했다.반면 국민회의는 신한국당 의원의 한보개입설을 거듭 주장했다. ◇신한국당=경북 안동을지구당 개편대회(위원장 權正達의원)에서는 최형우(崔炯佑)고문이 모습을 나타냈다. 崔고문은“언론에서 한보와 관련해 C씨라고 나오는 사람이 바로최형우”라며“그러나 이 최형우 하늘을 보고 땅을 보고 역사앞에결고 부끄럽지 않다”고 주장했다. 崔고문은“얼마전 자민련이 나보고 한달에 30억원을 쓴다고 했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민주화투쟁 당시 나를 50일간 고문한 끝에 내가 3천만원을 부정축재했다고 몰렸을 때 모인사는 2백몇십억원을 부정하게 모았는데 누가 부패의 온상 이냐”고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를 간접 공격했다. 이만섭(李萬燮)고문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잘못한 것이 있다면 마땅히 책임져야지 슬슬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취해선 안된다고 정부를 힐난했다. 그는 또 우리 법체계상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제는 헌법을 바꿔야 가능하다고 지적,야당은 쓸데없는 조건을 내걸어 국정조사권 발동을 지연시켜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홍구(李洪九)대표는“한보사태가 경제회생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한동(李漢東)고문도“성역없는 수사를 지시한 대통령의 지시는엄청난 정치결단”이라며“정부와 국회는 이런 총재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등단한 인사들은 한결같이 한보사건의 엄정한 수사와 이에따른 법집행을 다짐했다. 한편 박찬종(朴燦鍾)고문은 대구에서 강연회를 갖고“최악의 경제위기 상황에선 어느 재벌기업이나 부도날 수 있고 비리의혹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한보사태도 그런 맥락에서 봐야지 한보니까 비리가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김대중(金大中)총재는 부산시지부 결성대회(지부장 魯且泰씨)에 참석,“한보는 김영삼(金泳三)정권이 만든 유일한 재벌”이라며“TV로 생중계하는 청문회를 열어 국민이 주시하는 가운데 흑백을 가리자”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金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부산에서 시종 한보를 거론하며 金대통령에 대한 직격탄을 날렸다. 金총재는“한보라는 이름은 신한국당의 한(韓),보물의 보(寶),신한국당의 보물단지라는 말인 것같다”고 비난하고“한보의 돈은모두 신한국당 사람 손으로 들어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수서사건으로 악명높은 한보가 金대통령 취임당시는 재벌축에도 끼지 못하다가 불과 3~4년 사이에 14번째의 재벌로 급성장했다”며“한보 파산으로 모든 부담을 수천의 중소기업과 국민이감당하게 됐는데도 국민들에게 할 말이 있느냐”고 金대통령을 다그쳤다. 金총재는“나는 지금 이 시간에도 30년 민주화동지로서金대통령은 아끼고 있으며,퇴임후 정치적 보복은 없고 대통령과 가족의 안전을 보호할 것”이라며“金대통령은 선거에 집착,경제를망치는 우를 범하지 말고 경제와 남북문제에 전념하라” 고 촉구했다. 다른 참석자들도“권력의 시녀가 된 PK검찰에 수사를 맡길 수 없다.특별검사제를 도입해야 한다”“여권은 야당까지 끼워넣어 물타기를 하려 한다”“한보와 관련된 청와대와 신한국당 측근들을 처벌해야 한다”등 한보를 집중 거론하며 대여공세 를 폈다. 행사에는 이종찬(李鍾贊).유재건(柳在乾).신낙균(申樂均)부총재,한광옥(韓光玉)사무총장과 권노갑(權魯岬)의원등 의원 10여명,당직자가 대거 참석했다. 〈이정민.안동=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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