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경제 걱정에 잠 못 이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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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6일 “여러 가지 일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ABC방송 바버라 월터스와 인터뷰를 하는 자리에서 “가장 큰 두려움이 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오바마는 “경제가 너무 약해졌지만 앞으로 60일 동안(내년 1월 20일 취임 전까지 남은 기간)은 일하기 어렵다는 게 내 걱정거리의 하나”라며 “현 대통령은 잘하려 한다지만 레임덕(권력 누수) 상태에 있고, 의회는 (내년 1월 개원 때까지) 닫혀 있으며, 나는 권력을 쥐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취임일부터 당장 일할 수 있는 경제팀을 꾸리고 있다”며 “나와 경제팀은 현 행정부가 월가에 공적자금을 어떻게 배분했는지를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의 빅3(GM·포드·크라이슬러) 경영자들이 미국인의 걱정에 대해 귀를 막고 있다”며 “연방자금을 받게 되는 회사들은 납세자의 돈을 쓰는 것인 만큼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터스가 “월가 은행의 경영진들이 보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보느냐”라는 질문을 던지자 오바마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대통령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 중 하나는 국민이 매일 매일 겪는 일에서 격리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어떻게 (백악관에서의) 고립 상태를 깨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매일 겪는 (삶의) 고투의 맥박 위에 내 손가락을 확실히 놓아두길 원한다”며 “백악관에서 나를 둘러쌀 10∼12명의 참모 외에 바깥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놓고 비밀경호국·변호사·백악관 관계자 등과 의논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거 때 블랙베리(e-메일을 송수신할 수 있는 휴대전화 겸용 단말기)를 이용해 참모·시민 등과 소통해 온 오바마는 백악관 생활이 가져올 수 있는 고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랙베리를 계속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 대통령은 국가안보상의 이유로 전자통신을 하는 게 극히 제한돼 있다. 안전 우려에 대해선 “내가 어딜 가든 훌륭한 경호 인력이 동행하는 데다 내게 깊은 신앙이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가정 내 의사결정권은 부인 미셸이 갖고 있다면서 “아내가 행복할 때 모두 행복하다”고 했다. 인터뷰에 함께 응한 미셸은 “우리 아이들(딸 맬리아·사샤)은 특별하지 않다”며 “지난번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직원들에게 ‘아이들이 침구 정리와 방 청소를 직접 할 테니 해 주지 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또한 어렸을 때 “뭔가를 짓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며 건축가를 장래 희망으로 삼았던 적이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어렸을 때 여러 가지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내가 미국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농구 선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며 “그러나 프로 선수가 되기에는 모자란 면이 있었다는 점을 깨닫고는 그 생각을 접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이에 덧붙여 “한때는 판사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법학 대학원에 진학한 후엔 하루종일 법정을 지키기에 인내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오바마는 백악관에 입성하면 ‘그린 백악관’을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백악관 수석 의전관과 함께 어떻게 하면 백악관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지 꼼꼼하게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미국인들에게 에너지 절약이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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