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삼겹살에 와인 한잔 ~ 회식 분위기 럭셔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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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요즘 연말 회식 장소로 와인바를 자주 이용한다. 큰 부담 없는 가격에 대화를 술술 풀어가는 매력이 있어서다. 서울 압구정동 와인 바 ‘와인사랑’ 안에 있는 와인셀러에 각종 와인이 가득하다.


◆삼겹살엔 레드와인=와인을 위해 회식 메뉴를 양식으로 고집할 필요는 없다. 한식과 서민적인 고기 요리에서 와인은 놀라운 친화력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회식 메뉴로 언급되는 삼겹살이나 고기구이 메뉴엔 거의 모든 레드와인과 잘 어울린다. 족발이나 삼겹살, 닭고기구이처럼 양념보다는 고기 맛에 치중한 요리엔 섬세한 느낌의 와인이 좋다. 양념 불고기같이 양념이 진한 고기요리에서는 와인의 향기 역시 진하고 풍부한 것을 선택하도록 한다. 향신료(양파·마늘·커리 등)로 인한 매운 음식에는 호주나 미국, 칠레산 시라즈(레드와인용 포도 품종으로 색이 짙고 향과 탄닌이 강한 편) 와인이 괜찮다. 생선이 주된 재료일 경우 소스가 너무 강하지 않다면 살짝 단맛이 도는 미국의 샤르도네로 만든 화이트와인을 추천한다.

◆다른 술이 있을 땐 와인 먼저=와인을 맛있게 마시기 위해 지켜야 할 룰도 있다. 와인은 식사와 함께 하는 것도 좋지만 식전에 마시면 입맛을 돋워주는 역할을 한다. 입안이 깨끗해서 와인의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와인 외에 소주, 맥주나 양주 같은 다른 술이 준비되어 있다면 와인을 먼저 마시는 편이 좋다. 다른 술을 마시고 난 뒤 와인을 마시면 와인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다. 만화에서처럼 와인의 맛을 좋게 한다며 와인을 미리 열어 두는 것은 좋지 않다. 와인의 성격에 따라 먼저 열어 두어야 좋은 와인이 있고, 금방 마셔야 좋은 와인이 있다. 보통 회식 자리에서 마시는 와인은 심플한 와인으로 금방 열어 마시는 편이 더 좋다. 다른 음식점에 와인을 가져가는 경우 와인잔이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 종이컵이나 맥주잔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둘 다 권장사항은 아니다. 종이컵은 냄새가 배여 와인의 향을 흐리고 맥주잔은 너무 두꺼워 와인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와인잔이 가장 좋지만, 와인잔을 구하기 어렵다면 종이컵 대신 투명한 일회용 잔이 좋다.

◆저렴한 와인바 이용하면 경제적=식당에 와인을 가져갈 경우 와인을 가져가서 마셔도 되는지, 혹은 마신다면 코키지 비용으로 얼마를 지불해야 하는지 미리 확인해 둔다. 업소에 따라 허락이 안 되는 곳이 있고 여러 제약사항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최근 생겨난 캐주얼한 와인바와 와인펍을 이용하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 부담 없이 와인 회식을 즐길 수 있다. 서울 압구정동 ‘와인사랑’(www.winenara.com 02-3442-6311)에서는 병 와인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소매점(와인 아웃렛 기준) 가격으로 제공한다. 잠실의 ‘베스파’(www.winenara.com 02-412-3688) 역시 병 와인을 소매점 가격으로 준다. ‘강마에 와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에스쿠도 로호’를 4만원(일반 레스토랑에서는 통상 7만~8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레스토랑에서는비용이 든다. 아예 음식과 와인을 직접 준비하고, 장소만 대여해 회식을 즐기는 방법도 있다. 와인나라 강남점에서 회식용 와인을 구매하면 아카데미의 동문회 라운지를 저렴한 가격으로 대여해 준다. 음식은 직접 준비하거나 외부 케이터링를 통해 취향에 맞게 식단을 꾸밀 수 있다. 부가세도 붙지 않기 때문에 식당이나 술집을 이용할 때보다 훨씬 싼 비용으로 회식을 즐길 수 있다.

정선구 기자
도움말=김새길 소믈리에 (와인나라 아카데미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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