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화성 ‘대심도 철도’ 건설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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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2015년 완공 예정)∼서울 삼성동을 연결하는 대심도(大深度) 고속철도가 과연 건설될 수 있을까.

경기도는 올해 초 경기 남부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광역교통망 확충 차원에서 지하 40∼50m에 건설되는 대심도 고속철도 구상을 내놓았다. 37.7㎞ 구간을 복선터널(중간역 2곳)로 공사할 경우 2조7000억원이 들며, 통행시간은 18.4분이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구상은 안전성이나 경제성을 놓고 논란을 불러왔다. 더구나 서울 수서∼동탄∼평택(60.7㎞)을 KTX로 연결한다는 국토해양부의 복안과 충돌하면서 실현 가능성을 의심받았다. 그러나 최근 경기도와 국토부가 공동으로 타당성 검토 연구 용역을 발주하면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건설비 상대적으로 적어”=국토부는 올 7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네크워크 사업 구상’을 발표하면서 수도권 대심도 철도 건설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수도권 교통 정체를 급행철도로 연결하려는 이 사업을 위해 국토부는 동탄~삼성을 비롯해 서너 개 노선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대규모 건설업체 10곳도 자체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태다.

대심도 철도안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은 건설비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 경기도 이진수 교통정책과장은 “깊은 땅속에 길을 뚫기 때문에 토지보상비가 거의 들지 않아 기존 철도에 비해 건설비가 40%가량 절감된다”고 말했다. 지하에서 공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민원 발생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경기도의 용역을 맡고 있는 고승영(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서울대 교수는 “기존 철도는 노선이 구불구불한 데다 속도까지 느려 승용차 의존율이 심화되고 있다”며 “노선을 직선화하고 중간 정차를 최소화하면 동탄신도시에서 서울 삼성동까지 20분 안에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현 가능성 두고 봐야=그러나 대심도 철도 건설에 부정적인 시각도 여전히 크다. 경기도는 하루 이용자가 7만 명(편도요금 3000원) 선이면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있지만, 동탄 1·2신도시 인구가 50만 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7만 명 이용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한충재 의원은 “동탄신도시에는 대심도 철도보다는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광역간선급행버스를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광역철도를 놓고 대심도와 KTX를 저울질하고 있는 국토부의 실무진도 KTX 건설 쪽에 더 무게를 싣고 있는 상태. 국토부 박종흠 과장은 “이미 예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수서∼평택 구간 KTX 사업이 확정될 경우 동탄∼삼성 대심도 철도 사업은 물 건너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심도 철도는 내년 상반기에야 도입 여부가 판가름나며, 도입이 확정될 경우 공사에 최소 4∼5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영진 기자

◆대심도 고속철도=지하 40∼50m 깊이에 철도를 건설하는 방식. 지하 40m 이하 깊이에 공사할 경우 관련법상 지상 토지 소유주에게 땅값의 0.2% 이하만 보상해주면 된다. 미국 워싱턴(79m), 러시아 모스크바(84m), 북한 평양(100∼150m) 지하철 등이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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