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국가 있어야 야구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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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에 열리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 한국팀 코치진이 완성됐다. 김인식(61) 한화 감독이 최근 사령탑으로 선임된 가운데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5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김 감독을 도울 6명의 코치진을 확정·발표했다. 김성한 전 KIA 감독이 수석 코치를 맡았고, 이순철 전 LG 감독과 양상문(전 롯데 감독) 롯데 2군 감독이 각각 타격과 투수 코치로 선임됐다.

내년 3월 제2회 WBC에 출전할 한국 야구대표팀 코칭스태프가 25일 KBO에서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중일·양상문·김성한 코치, 김인식 감독, 이순철·강성우·김민호 코치. [김진경 기자]


김 감독은 이날 “현장 경험과 지도력을 갖춘 분들을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모셨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진짜’ 현장에 있는 중량감 있는 지도자들은 모두 빠졌다. 대표팀이 내년 3월 5일 일본 도쿄돔에서 개막하는 WBC를 꼭 100일 앞두고 공식 출범하기까지는 진통이 적지 않았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이끈 김경문 두산 감독과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룩한 김성근 SK 감독이 모두 팀 사정을 이유로 고사하는 바람에 KBO는 지난 5일 김인식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재추대했다.

고심 끝에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김재박 LG감독, 조범현 KIA 감독과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의 코치 기용’을 KBO에 요구했지만 이들이 팀 사정을 들어 거부하면서 대표팀 출범도 벽에 부딪혔다. KBO조차 ‘장원삼 현금 트레이드’ 파문에 휩쓸려 중재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대표팀 출범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결국 김인식 감독이 최대 쟁점인 코치진 구성에서 양보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 닻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인식 감독은 “당초 내정한 6명이 코치로 참여하지 않으면 맡지 않을 생각도 했지만 국민의 요청이 많아 마음을 바꿨다. 국가가 있어야 야구도 있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몇 해 전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아직도 몸이 완전하지 못하다. 또한 일부 현역 프로 감독이 팀 사정을 이유로 대표팀 합류를 기피했지만 김 감독 역시 현역 프로팀 감독이다.

하남직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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