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송한 北 3者설명회 연기 요청 딴전피우기 속셈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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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이 29일로 예정된 3자설명회 연기를 요청한게 단순한.내부용'인지,.협상용'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북한이 무기한 연기가 아닌 1주일 연기를 요청했다는 점에서 정부는 일단 설명회 자체가 무산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한성열 유엔주재 북한공사는 미측에 설명회 연기를 요청하면서“내부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내부사정' 을 이유로 들었다..내부용'이라면 정부 전망대로 설명회 자체가 무산되는 사태는 상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협상용'일 경우는 사정이 달라진다.1주일 연기를 .맛보기'로 던져놓고,추구하는 다른 목표가 달성되지 않으면 거듭 연기해 가면서 압력수단으로 써먹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협상대상으로 유력하게 제기되는게 미 카길사와의 구상무역 협상이다. 현재 카길사 관계자가 평양에서 최대 50만 규모의 미국산 곡물을 북한산 광물과 맞바꾸는 구상무역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품목.단가.수량.납기.결제조건등이 맞지 않아 협상이 난항을겪고 있다. 이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설명회가 계속 연기될 수있다는 일종의 대미(對美)협박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설명회에 참석하는 대가로 경제제재 일부 완화 북.미 준고위급회담 개최 카길사와의 곡물거래 미 국적기의 북한영공통과허용등의 과실을 따냈지만 알고보니 별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설명회 참가를 본격적인 경제제재 완화와 연계 시키는 쪽으로작전을 바꾼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1주일을 기다려 보면 북한의 진의가 확실해지겠지만 비단 이런게 아니라도 북한이 매단계에서.딴전'을 부릴 가능성은 여전하다. 〈배명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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