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Life] 에이즈 검사 치과에서도 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치과에서 웬 에이즈 검사?’ 하지만 곧 치과 치료를 받으면서 간단하게 에이즈 감염 여부를 검사하는 날이 올 것 같다.

치과의료계가 12월 ‘에이즈의 달’에 맞춰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조기 발견과 확산을 막기 위해 나섰다.

(가칭) ‘치과 HIV 감염예방연구회’는 12월 6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범치과계 인사들과 시민단체, 정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HIV 조기 검사의 치과진료화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단국대 치대 예방치과 신승철(연구회 자문) 교수는 “우리나라 치과의사와 환자들은 에이즈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며 “미국의 치과의사와 환자 감염사례에서 보듯 철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과에서 에이즈 검사가 가능하게 된 것은 점막을 이용한 간단한 검사법이 나왔기 때문. 미국 오라수어사가 개발한 ‘오라퀵’은 질이나 구강점막을 이용해 5분 만에 에이즈 감별이 가능하다. 소변으로 임신 반응 검사를 하는 것처럼 스틱에 구강 점막을 묻혀 두면 시간이 지나면서 색깔이 변한다. 미국에서 평가된 정확도는 민감도(질병이 있는 사람을 양성으로 판별) 99.6%, 특이도(질병이 없는 사람을 음성으로 판별) 100%에 이른다.

신 교수는 “정확도가 높고, 검사 결과를 빨리 알 수 있어 치과에서 에이즈 1차 판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 검사가 치과의사와 건강한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몇 가지 문제가 남아 있다. 1만원이 넘는 검사비와 모든 환자가 검사를 받아들여야 하는 점이다.

신 교수는 “에이즈는 이제 치료할 수 있는 만성질환이 돼 조기발견이 필요하다”며 “환자와 의사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검사비는 건강보험료에서 지불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