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노동법 再개정 관련 財界 입장-사업 의욕 없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한마디로 울고싶다”“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이 파업에 따른 피해만 봤고 앞으로도 큰 문제다”“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의욕이 말이 아니다”-.
개정 노동관계법의 국회 재론 가능성이 높아지며 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법안 재론과정에서 정리해고와 복수노조등 핵심사항에 기업쪽 입장이 제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적어진 때문이다.
특히 노조 파업으로 생산차질을 빚는등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의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정치권과 정부를 보는 기업의 시각도 곱지않다.
기업들은 설 직후 또 한차례 어려움에 부닥칠 것으로 전망한다.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미 천명한대로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적용해2월초 지급할 월급과 설 상여금에서 파업기간중의 임금을 뺀다는계획이다.그러나 설사 노조가 일시적으로 물러서 더라도 설 직후부터의 임단협때 이를 보충하자는 전략으로 나올 경우 기업들이 또다시 멍들수 있다는 걱정이다.
이번 파업의 최대 피해업체인 현대자동차의 김판곤(金判坤)전무는“정치논리에 죽어나는 것은 기업밖에 없다”며 기업의 어려움을호소했다.
특히 이 회사 노조를 비롯해 많은 노조들이 영수회담 다음날인22일 예정대로.수요파업'까지 벌였다.이 회사 노조의 김근태 공보부장은“영수회담에 실질적인 내용이 없다.정리해고제를 백지화하고 복수노조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말했다. 이 회사는 노조파업 때문에 1월 매출목표의 10%밖에못채우는등“경영진의 사기가 땅에 떨어진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부품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울산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덕양산업의 조업률은 현대자동차의 조업재개에도 불구하고 60~70%선에 불과하다.현대자동차가 완전조업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고소.고발자 처리문제에서도 기업들은 곤혹스럽다는 반 응이다.“정부에서 하라고 지시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기업보고 어쩌란 말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또 법안 재개정때 쟁점사항에서 노조측에 밀릴 경우 기업인들의 사기가 지금보다 더욱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존의 기업측 주장을 양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LG전자의 한만진(韓萬珍)노경담당 이사는“당초 노동법 개정의취지는 국가경쟁력 향상이었는데 흐름이 이상하게 꼬였다”고 말했다. 〈유규하.박의준.박영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