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정부 최대 ‘측근 게이트’ 터지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수사 대상이 된 노 전 대통령 측근=검찰은 이날 세종캐피탈 홍기옥(구속) 사장으로부터 30억원을 받은 혐의로 정화삼씨 형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복잡한 자금 세탁을 거쳐 돈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씨 형제가 금품 수수 사실을 적극적으로 감추려 했다는 것이다. 부산이 고향인 홍씨는 정씨와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부산상고 동창인 정씨에 대해 “어머니가 아들처럼 아꼈던 친구”라고 표현하기도 했었다. 검찰은 정씨가 세종증권 인수를 위해 로비를 벌인 뒤 성공보수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농협과 세종증권이 계약을 맺은 이후인 2006년 2월 돈을 받았다. 따라서 로비 자금 중 일부가 제3의 유력 인사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 수사기획관은 “정씨가 받은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돈이 전달되는 과정에 개입한 사람이 있는지를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세종증권에 100여억원어치의 주식 투자를 한 것도 검찰의 수사 대상이다. 박 회장은 정화삼씨,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 ‘3인방’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2002년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씨에게 7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노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봉하마을 부지도 박 회장 측근이 제공한 땅이다. 박 회장은 1978년 경남 김해로 신발 공장을 옮기면서 노 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씨를 먼저 알고 지냈다고 한다. 2001년부터 김해 상공회의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검찰은 그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세금을 탈루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세종증권은 2005년 1월 2000원대에서 농협에 인수된 2006년 1월엔 2만원대로 10배 가까이 뛰었다.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은 100%의 수익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회장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지 않았고, 실무자의 검증을 거쳐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 실세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 전 대통령과 친하다는 이유로 너무 가혹한 수사를 받는다”고 항변했다.

◆측근들 고급 정보 공유했나=검찰은 농협 정대근 전 회장이 당시 정권 실세들과 농협의 고급 정보를 공유하는 연결고리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 그는 2000년부터 8년간 농협 회장을 지냈다. 부산공고를 졸업하고 경남 삼랑진농협조합장을 23년간 지내면서 노 전 대통령 측근들과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경남지역 출신 정치인들을 두루 알고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의 결혼식에서 단상에 놓인 화환 2개 중 한 개가 정 전 회장이 보낸 것이었다”고 말했다. 정 전 회장이 회장일 당시 농협은 박연차 회장에게 자회사인 휴켐스를 시세보다 300억원 정도 싼 1400억원대에 팔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대검 중수부는 사건 수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로부터 관련 자료를 건네받을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와 휴켐스 매각 등 굵직한 이권에 공교롭게도 노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함께 연루된 이유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선거 도운 고교 동창일 뿐”=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23일 검찰의 세종증권 수사와 관련,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화삼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보도되고 있는 데 자제를 요청했다. 천 전 수석은 이날 ‘보도협조 요청’ 자료를 통해 “정씨는 노 전 대통령의 고등학교 동기로, 2002년 대선 때 청주 지역에서 선거운동을 도운 사람”이라며 “이 정도 인연을 놓고 측근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보도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승현·김경진 기자

[J-HOT]

▶ "선이자 줬는데 깜깜 무소식…전화하니 성희롱"

▶ 김현희 "신변 위협 느껴 가족과 집 버리고 피신"

▶ 현영 수입 90% 저축, 문근영 4년째 같은 잠바

▶ "스포츠 중계하던 방송사 헬기에 'UFO' 포착"

▶ 휴대전화 분실했다 '아내 누드사진' 유포돼

▶ "연말 그녀와 같이" 2위 이효리, 1위 예상밖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