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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습니다] 현대 제네시스 쿠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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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는 국산 첫 후륜구동 스포츠카다. 기존 투스카니는 스포츠카 흉내를 내는 데 그쳤지만 이 차는 ‘잘 달리고 잘 서고 잘 도는’ 스포츠카의 기본기를 탄탄히 갖췄다.

외관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평범했다. 짧은 오버행(바퀴와 범퍼 사이의 거리)과 비교적 긴 휠베이스를 통해 스포츠카의 기본은 살렸지만 어딘지 모르게 티뷰론의 분위기가 많이 난다.

시승차는 최고출력 303마력의 3.8L 람다 엔진을 얹은 380GT다. 3500만원이 넘는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소비자들은 2.0 터보 모델을 더 선호할 듯싶다. 독일 ZF가 만든 6단 자동변속기를 갖추고 있다. BMW·아우디 등에 널리 쓰이면서 내구성을 인정받은 제품이다. 여기에 스포츠카 전용인 이탈리아제 빨간색 브렘보 디스크와 캘리퍼가 더해졌다.

인테리어는 실망감이 앞선다. 1500만원짜리 아반떼 급과 비슷한 내장재로 역동성이 많이 떨어진다. 계기판은 2개의 원형인데 고급스러운 맛이 나지 않는다. 대중차 디자인에서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다. 특히 4단 자동 로체 이노베이션에도 달렸던 패들 시프트(핸들에 달린 스위치를 눌러 기어를 변속하는 장치)마저 보이지 않는다. 스포츠카의 느낌을 어디에서 찾을까. 유일한 즐거움은 허리와 어깨를 잘 받쳐 주는 스포츠 스타일의 버킷 시트다.

엔진을 걸면 기분 좋게 터지는 배기음이 들려온다. 가속페달을 꾹 밟으면 강한 엔진 힘에 의해 뒷바퀴가 미끄러지면서 달려나가는 휠 스핀이 나타난다. 지금까지 국산차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가속력이다. 뒷전에서 들리는 묵직한 배기음이 운전자를 흥분으로 몰아간다. 서스펜션은 유럽차만큼 단단해 웬만한 요철은 그대로 받아 낸다. 코너링에서도 차량을 단단히 받쳐 준다. 앞뒤 무게 배분을 비교적 이상적인 54대 46으로 세팅한 결과다.

뒷좌석은 어른이 앉을 정도의 공간은 되지만 급격히 내려오는 쿠페 라인 때문에 머리가 닿는다. 달리기만큼 중요한 제동 성능은 고속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 특히 브레이크페달이 무거워 여성 운전자들은 급제동하기에 버거울 수도 있겠다. 스포츠카의 중요한 요소인 오디오도 너무 평범하다. 실내 조명은 모두 블루 컬러다. 어색한 것 한 가지. 열선 시트 조명도 블루다. 처음엔 시트 쿨러인 줄 알았다. 최고마력 등 동력 성능만 강조하는 연구소의 고집 때문일까. 엔진은 중요한 부품의 하나일 뿐이다. 현대차가 미국·유럽차보다 잘했던 인테리어와 재질에선 개선할 숙제를 남겼다. 380GT 가격은 3042만~3392만원. 자동변속기는 215만원이 추가된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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