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학년도 서울대 입시-이런 논술은 0점 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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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서울대 수험생 1만6천1백33명중 30여명이 논술고사를 0점맞아 수능점수와 관계없이 탈락했다.논술은 생텍쥐페리의 소설.어린 왕자'중 어린 왕자와 여우의 대화를 지문으로 제시하고.현대사회의 인간소외를 극복하려는 개인적 차원의 노력 과 한계를 서술하라'는 것이었다.
한 수험생은 자신이 학급에서 개인주의 타파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만 장황하게 써 0점 처리됐다.또 여우를 늑대라고 쓴 경우도 있었고,개인의 반대말이 사회가 아닌 다수라고 착각해“인간의 소외관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계'나.두레'같 은 다수가 모이는 모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는 것이다.심지어“소외를 극복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자연스런 모습을 접할 수 있도록 함께 목욕탕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게다가“수능 성적이 예상보다 수십점 더 나와 부모.학교의 압력으로 어쩔 수 없이 지원했다”며“입학후 다른 학생과 경쟁하며공부할 엄두가 안난다”는 답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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