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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큰손은 꿈쩍도 안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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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외국인 '큰손'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최근 미국발 금리인상 우려로 아시아 증시에서 주식투자 자금이 급격히 유출됐지만 외국인 큰손들은 '셀 코리아'에 거의 가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된 지난 17일 현재 특정 종목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대형 외국인 펀드 가운데 보유종목수 상위 10대 외국인들의 지분은 본격적인 매도세가 시작된 지난달 23일과 비교해 사실상 변동이 없었다. 5% 이상 보유 신고의무가 있는 전체 외국인 투자자 수도 이 기간 오히려 1명 늘어난 154명을 기록했다. 씨티글로벌 스미스바니 대니얼 유 상무는 "최근 한국을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대부분 단기차익을 노린 국제적 헤지펀드들로 미국의 달러화를 보유하기 위해 재빨리 주식을 팔고 나간 것"이라며 "장기투자 성향의 외국인들은 주식을 거의 팔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캐피털그룹 인터내셔널(CGII)과 캐피털리서치 앤드 매니지먼트(CRMC)를 양대 투자펀드로 내세워 국내 최대의 외국인 큰손으로 자리잡은 미국계 캐피털그룹의 5% 이상 보유종목의 지분은 대부분 변화 없이 유지됐다. 다만 변동이 나타난 종목은 CGII가 보유해온 INI스틸로 6%였던 지분이 5% 이하로 감소해 '5% 이상 보유종목'이 16개에서 15개로 줄어들었다.

CRMC는 이 기간 대림산업의 지분을 9.3%에서 10.5%로, KT의 지분을 5%에서 6.1%로 확대하는 등 일부 보유종목의 지분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피털그룹 다음으로 5% 이상 보유종목이 많은 JF에셋매니지먼트의 경우 삼성테크원과 세양선박이 5% 보유종목에서 제외됐지만, 선창산업을 신규로 사들여 5% 이상 보유종목수는 15개에서 14개로 1개만 줄어들었다.

템플턴에셋매니지먼트는 하이트맥주를 신규로 5% 이상 보유했고, 안홀드앤드에스블레이크뢰더는 남양유업과 현대약품공업을 신규로 사들이면서 5% 이상 보유종목이 7개에서 9개로 늘어났다. 이 밖에 도이치뱅크악티엔게셀스 등 다른 대형 펀드들도 보유 종목 지분에 거의 손을 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외국인 큰손들이 주식을 대부분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는 것은 장기투자 성향의 외국인들은 투자 결정은 물론 매도 결정이 보수적이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는 "장기투자 펀드의 투자기간은 최소 3년 이상으로 장세 급등락에 따라 금세 지분을 처분하는 일은 드물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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