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게임 수출 10억 달러 첫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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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산업의 수출액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은 엔씨소프트·넥슨 같은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의 올해 예상 수출액을 조사한 결과 10억6000만 달러라고 17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억8000만 달러에 비해 35% 이상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선 당초 10억 달러 돌파 시점을 2010년으로 예상했으나 올해 온라인게임의 수출 호조로 2년 앞당기게 됐다. 이에 따라 향후 수출 목표액도 대폭 늘려 2012년에는 36억 달러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올 수출의 효자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넥슨의 카트라이더·메이플스토리다.

모바일 게임 업체들도 공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하고 있다. 컴투스는 이날 미국 디즈니와 공동 개발한 ‘디즈니 퍼즐 패밀리’를 AT&T 등 미국 3대 이동통신사를 통해 현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게임은 국내에서 200만 건 이상의 내려받기를 기록한 히트작으로 미국에선 디즈니의 캐릭터로 재구성했다.

16일 막을 내린 국내 유일의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 2008’에서는 NHN·JCE엔터테인먼트·CJ인터넷·모비클 등 국내 업체들이 30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했다. 행사 기간 중 해외 업체들과의 비즈니스 상담만 980건이 이뤄졌다.

게임산업진흥원 조인호 과장은 “수출 대상국이 예전에는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치중됐으나 최근 들어 러시아·중동·남미시장으로 확대되면서 수출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세계 게임시장 중 온라인게임이 연평균 20% 이상씩 성장하고 있어 향후 수출액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각국이 인터넷망 확충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어 온라인 게임에 강한 국내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 국제적인 e-스포츠 대회가 속속 열리고 휴대용 게임과 캐주얼 게임이 대거 선보이면서 세계 게임 인구도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아케이드·온라인·비디오 게임을 모두 포함한 세계 게임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993억 달러에서 내년에는 1165억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게임산업진흥원 최규남 원장은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게임산업이 올해 수출 10억 달러를 돌파하게 된 것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게임업체들이 꾸준히 노력한 결과”라며 “조만간 게임이 단순 유희가 아닌 문화 콘텐트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이달 말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로드맵을 담은 ‘게임산업 진흥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산업이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국 같은 주요 수출국들의 자국 게임산업 보호에 대한 대책 마련과 국내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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