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서울대,고교간 성적편차 인정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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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나라 대학입시 제도는 해마다 정책변경을 거듭하고 있으나 개선되었음이 실감나지 않는다.
교육정책은 국가의 어느 정책보다 신중하고 공정해야 한다.한 학생의 입학전에 발표된 정책은 그 학생이 대학입시를 치르는 시점까지 급격히 변경돼서는 안된다.
국가의 정책만을 믿고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고등학교를 선택해 입학했는데 갑자기 경과조치도 없이 입시제도가 변경돼 그로 인해 발생되는 예기치 못했던 크나큰 불이익을 당한다면 국가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지금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입학전 5.31교육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내신등급에 의한 상대평가가 사라지고 절대평가에 의한 종합생활기록부제가 도입되는 것을 보고 학교를 선택했다.그당시 과목별 석차는 단지 학생들의 적성 파악을 위한 참고자료로만사용될 것이라고 발표되었다.
그러나 현재 또다시 제도가 변경돼 서울대등은 학교간의 편차를전혀 고려하지 않은 .과목별 석차 내신제도'를 고수하고 있다.
더욱이 이것이 고등학교간의 편차를 무시한 불공정한 평가임을 인정하면서도 이에 대한 시정조치를 하지 않고 오히려 내신반영 비율을 더 높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21일 서울대는.수능및 내신성적과 입학후 성적의상관계수'를 발표했다.
내용은 수능상관계수가 낮고 내신상관계수는 높다는 것이었는데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고 본다.왜냐하면 94,95년 당시는 수능의 초기 도입단계로서 문제의 변별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94년 이후 매년 수능문제의 변별력이 보완되고 있으며본고사가 폐지된 현재시점에선 보다 수능의 변별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통해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서울대 교무처 당국자의.수능상관계수가 낮으므로 내신반영률을 높인다'는 주장은 실제로 존재하는 학교간의 엄청난 성적편차를 무시함으로써 파생되는 제도의 불공정성에 대한 시비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그렇다면 국민정서상 우수한 고등학교는 이제 더이상 국가에서 설립해서는 안되는지 묻고 싶다.또 같은 논리로 우수한대학의 존립도 국민정서에 부합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박을 하고 싶다. 서울대의 현재 입시제도는 전문성 후퇴및 우수인력 교육의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이며 이는 향후 서울대의 학문적 후퇴마저 초래할 것이다.
학교별 성적편차가 엄연히 존재하며 공정한 내신평가가 자리잡지못한 상태에서 서울대의 내신반영 증대는 절대적으로 부당하며 수정돼야 마땅하다.
박영숙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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