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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MLB 스타는 수염도 유명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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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트 검프'라는 미국 영화에는 주인공 검프가 긴 수염을 휘날리며 미 대륙을 달려 횡단하는 장면이 나온다. 검프는 그냥 달리고 싶었을 뿐이다. 한데 그 뒤로 수많은 추종자가 따라붙었다. 이른바 '컬트(cult)'다. 숭배.찬양을 뜻하는 컬트는 요즘에는 소수의 사람들이 숭배하고 지지하는 대상을 지칭하거나 그런 문화적 현상을 표현하는 용어로도 쓰인다.

메이저리그의 자니 데이먼(보스턴 레드삭스 중견수.사진)도 요즘 검프 못잖다. 멋 부린다며 어깨까지 늘어뜨린 그의 장발과 덥수룩한 구레나룻이 컬트현상을 일으켰다. 일부 팬은 가발과 가짜 수염으로 데이먼을 따라하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데이먼이 이번 주내 말끔히 면도를 하겠다고 발표하자 '데이먼교(敎) 신도들의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고 18일 레드삭스 인터넷 홈페이지가 소개했다. 데이먼이 수염을 깎는 이유는 보스턴의 어린이 도서관 기금을 모으기 위해서다. 찬성 쪽은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 긴 수염은 도움이 안 된다. 뛰는 데 지장이 많다"며 지지했다. 반대 쪽은 "그의 힘은 수염에서 나온다"고 맞서고 있다.

면도기 제조회사인 질레트는 도서관 기금으로 1만5000달러를 기부하겠다며 발빠르게 광고 찬스를 잡고 나섰다. 수염 하나로 추종자들이 붙고, 거액의 기부금까지 받는 게 메이저리그 스타 플레이어의 위상이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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