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허리띠 죄기의 올바른 接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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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97년의 제1의 국가목표는.경제 살리기'가 분명하다.사상 최대의 국제수지 적자를 본 96년의 경제상황이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정부가 경제 회생의 한 방법으로 절약과 근검을 실천하겠다고 하면서 정부부터.허리띠 졸 라매기'에 나서겠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 거론되고 있는 구체적 방법 가운데는 과연 올바른접근법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게 하는 대책들이 많다.대표적인 것이 토요(土曜)전일근무제 폐지와 공무원봉급 인상계획 재조정이다.이 두가지 방법은 자칫하면 공직사회의 사 기와 능률을 저하시켜 긍정적 효과보다 더 큰 부정적 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토요전일근무제는 공무원의 복지향상과 민원인의 편리증진 양면에서 환영받는 제도다.민원인들은 토요일에도 전일(全日)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좋고 공무원들은 격주로 연휴를 가질 수 있어 좋다.그런데 정부가 이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나선 것 은 금요일부터 근무 분위기가 해이해지고 토요일 오후도 대충 근무하게되는 부작용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이 제도의 장점 대신 단점만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본 것같다.이런 간단한 선진적 제도의 도입조차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하는 것은 공직사회의 무사안일 때문이다.문제는 이 무사안일이지 제도가 아니다.장점이 많은 제도는 폐지할 것이 아니라 더 활성화시켜야 한다.이 제도를 도입.실시하고 있는 곳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무원 사회만 후퇴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킨다. 낮은 수준의 공무원 봉급을 연차적으로 공기업 수준에 맞춰주기로 수차례 공약했으면 조금씩 꾸준히 올려줘야 한다.새해에 2급 이상의 고위직 봉급을 동결하고 하위직을 편법으로나마 5.7% 인상하기로 했으면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 좋다.대 신 적당히 나눠 갖는 경상경비가 과다하면 그 분야의 예산집행을 철저히 감시,절약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한마디로 허리띠 죄기는모양보다 실질을 추구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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