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재.장식소품서 건축소재까지 서구인들 대나무에 큰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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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오랫동안 음식에서 건축재료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한 재료로사용돼온 대나무.재배하기 쉽고 빨리 자라는 특성 때문에 한국.
중국.일본등 동북아지역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자원이 돼왔다. 이 대나무가 최근 미국과 유럽등 서구의 신세대 인테리어디자이너들에게 새로운 장식 소재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미국의인테리어 전문지 메트로폴리탄 홈 최근호는 이런 경향을 소개하는.새로운 인테리어 소재 대나무'기사를 싣기도 했다.
대나무가 서양의 신세대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대나무가 지닌 생태학적인 장점과 동양적 매력탓.대나무는 산소생산량이 다른 나무에 비해 뛰어나고 생육성이 좋아 대량공급이 가능하다.게다가 썩지 않는 대나무 개발로 가공때 환경론자들이 가장 혐오하는 유해한 화학처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그리고 일본의 추상적.기하학적 대나무디자인과 중국의 복잡하고 장식적인 디자인은 서양인들에게 묘한 신비감을 줘 서양인들이 대나무에 느끼는 매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 .
이탈리아의 유명 패션업체 구치는 최근 대나무 손잡이가 달린 칼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구치는 칼 손잡이를 대나무소재로 대체해 디자인의 신선함과 함께 칼의 무게까지 줄이는 실용성을 얻고 있다.
또 구치가 만든 대나무 손잡이 핸드백은 얼마전 방영됐던 드라마.애인'에서 주인공 황신혜의 핸드백으로 선보여 국내에서 선풍적인 유행이 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스미스 앤 퐁사는 중국에서 대나무로 바닥재와 장식재를 만들어.프라이 부'라는 브랜드로 배급하고 있다.
이 회사의 사장인 댄 스미스는“설치를 비롯한 모든 작업이 일반나무바닥재와 크게 다르지도 않으면서 팽창과 수축 이 레드 오크(붉은 떡갈나무) 바닥재의 절반정도밖에 안돼 극히 안정적 소재”라며 우수성을 말한다.
대나무는 바닥재와 장식소품외에 건축소재로 호평을 받고 있다.
플로리다에 있는 뱀부 엘콜로지컬사의 티모시 아이보리는 그 대표적 인물.무대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지난 16년동안 대나무를 사용한 독특한 구조물들을 만들어 왔는데 최근에는 마이애미에 있는 델라노 호텔의 수영장 바를 대나무로 꾸몄다.
또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축가 마이클 맥도도 원목이 가진열대 지방의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시원한 느낌을 주는 대나무 가구를 만들고 있다.
이렇듯 대나무는 현재 동양적 매력과 생태학적인 장점외에도 인장력과 강도에서 철에 버금가는 섬유를 뽑아 낼 수 있어 건축 바닥재는 물론 자전거의 프레임으로 사용될 정도로 사용폭이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대나무 재배지도 기존의 아시아나 아메리카 일부지역을 벗어나 유럽과 미국 동서 해안으로 확대되고 있다.대나무에 대한서구 디자이너들의 관심에 대해 동이건축 손기찬(孫基贊)소장은“섬세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대나무는 세공이 까 다로운 것이 단점”이라며“하지만 서구 디자이너들이 대나무에 대한 진가를 발견했다면 용도는 앞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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