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과학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 과학 교과서가 어려운 수식이나 암기식 위주로 꾸며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0년부터는 지금과는 크게 다른 과학교과서를 접할 수 있게 된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개발하고 있는 3,4학년 과학 교과서는 암기보다는 이해를, 학생들이 과학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꾸며진다. 10일 서울교대에서 열린 차세대 과학교과서 시범 적용 결과 보고에서는 이런 장점과 일부 개선 내용이 지적됐다. 새로운 과학 교과서는 수정을 거쳐 내년 6개 초등학교에서 시범 적용한 뒤 2010년부터 전국에 보급된다. 시범 학교는 교육대학 부설 3개 초등학교, 3개 일반 초등학교를 공모해 선정할 계획이다.
과학교과서 개발에 간사 역할을 한 한국교원대 신동훈(연구원) 박사는 “차세대 과학교과서는 학생들이 교사 없이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꾸며져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현 과학 교과서는 교사가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진과 삽화 등을 많이 집어넣었다. 교과서를 보면 마치 그림책을 보는 듯하다.
3학년 교과서 중 ‘동물의 세계’를 다루는 페이지에서는 새들의 부리가 다른 모양을 보고, 먹이를 유추해 보도록 했다. 저어새·콩새·왜가리·청둥오리의 부리 사진이 크게 실렸다. 질문에는 각 새의 부리 모양의 특징을 관찰하고, 먹이와 부리가 왜 다른지를 알아보도록 했다. 북극과 사막에 사는 여우 종류는 같은데 모양이 다른 이유도 생각해 보도록 했다.
그림자의 모양을 마음대로 만들고, 바꾸고 하면서 빛의 특징을 배울 수 있는 장도 들어 있다. 그림자만 보면 경주 첨성대지만, 그림자를 만든 것은 여러 개의 블록일 뿐이다.
차세대 과학 교과서의 프로젝트 부제는 ‘꿈(Dream)’이다. 꿈을 기르는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신 박사는 “초등학교 교과서는 선택이 아니라 일괄 보급하기 때문에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개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