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증시 결산-채권시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올해 채권시장의 특징은 한마디로.전반 강,후반 약'으로 요약된다. 지난해의 안정기조를 이어받아 올 상반기만 해도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하는등 강세를 보였지만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하반기로 넘어오면서 약세로 반전됐던 것. 특히 연말엔 기업들이 운전자금을 쓰기 위해 회사채를 대량으로 발행한데다 노동관계법의 국회 강행처리에 따른 충격으로 회사채금리가 들먹거려 고금리시대로 돌아가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유통시장=상반기중 채권 총거래액은 1백28조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89조원보다 50%가까이 급증하는등 시장이 활기를 띠었으나 하반기의 경우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백32조원에 비해훨씬 줄어든 92조원에 불과해 상황이 역전됐다.
채권종류별로는 발행물량이 급증한 회사채 거래가 전체 2백20조4천억원의 절반이 넘는 1백35조8백억원이나 됐다.이에 반해금융채는 3조3천억원에 불과해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올 채권시장의 분수령은 5월에 있었던 신탁제도개편.이전까지만해도 한은의 지준율인하,기관투자가들의 채권확보 경쟁등으로 사상최저치인 10.40%(4월26일)까지 떨어졌던 회사채금리가 돌연 급반등세를 보였다.신탁제도개편등에 따른 자 금이동,금융기관들의 매수여력 감소등으로 움츠러들기 시작한 유통시장은 4분기 들어 기업들의 발행물량 증가에 따른 수급불균형으로 12%대에 이어 13%대를 넘보고 있다.
◇발행시장=올해 기채조정협의회가 허용한 발행물량은 72조5천7백9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1.3%의 증가율을 보였다.주식시장침체와 은행대출억제로 기업들이 채권시장에서 자금조달을 늘렸다는 얘기다.이와 함께 상법개정에 따른 사채발행한도 증가,경기침체속의 운영자금 수요급증,건설업체등 비제조업체의 발행물량 확대,단기금리의 불안정으로 인한 장기채 선호등도 발행규모증가의 배경으로 작용했다.특히 물량조정을 받지 않는 사모(私募)사채발행이 급증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사모사 채는 94년 2조5천4백억원에 그쳤으나 95년 6조1천억원,올해 11조4천억원등 기하급수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명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