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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공간 꾸미는 주부 많다-주방.거실부근 자투리공간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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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주부들중 자기 책상을 가진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가족 가운데집에 있는 시간이 가장 많은 주부들이지만 침실.부엌.거실 어느곳에도 진정한 그들만의 공간을 찾아보기란 힘든게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 주부들 사이에 자신만의 공간을 찾으려는 시도가 늘고 있는 추세다.이는 취업 주부들의 경우 집에서도 일을 해야할 공간이 필요한데다 전업주부들도 가계부를 쓰거나 편안히 커피를 마시며 사색할 공간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런 주부들의 공간은주로 부엌옆에 의자나 책상을 놓아 마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부 정은주(鄭恩珠.31.서울도봉구공릉동)씨는 주방과 식당사이에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원목테이블을 달았다.평소 자신의공간을 갖고 싶었던 鄭씨는 지난 2월 이를 설치하고 가계부나 편지 쓰는 곳으로 활용하고 있다.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자신의공간을 만든 鄭씨는“친구라도 찾아와 이 테이블에 차 한잔을 두고 마주하면 분위기 근사한 카페가 부럽지 않다”고 말할 정도.
鄭씨가 이 공간을 꾸미는데 든 비용은 테이블 설치에 40만원,의자가 10만원으로 모두 50만원 정도.
에세이집.부엌데기 사랑'으로 주부독자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소설가 조양희(趙陽喜.48.서울송파구잠실동)씨는 주방 한쪽에 아예 작업실을 차린 경우.집안꾸미기가 취미이기도 한 趙씨는 주방옆에다 책상.걸상.컴퓨터.전화.책꽂이등을 모두 옮겨놓았다.그리고 벽면은 액자와 사진들로 근사하게 장식까지 해놓았다.
“부엌과 서재를 따로 두려니 식구들 챙기느라 들락날락하기 바쁘고 가스불에 얹어놓은 것도 깜빡잊어 안되겠더라고요.그래서 아예 주방에다 내 공간을 마련하자 하고 만든거예요”라고 趙씨는 말한다. 趙씨의 경우에는 비용이 따로 들지도 않았다.있던 책상과 걸상등을 옮겨놓았을 뿐이기 때문이다.趙씨는 주방이 좁아지기는 했지만 무엇보다 집안일과 글쓰는 일이 분리되지 않은 느낌이라 좋단다.
주부들이 자신의 공간을 만들 경우 집 넓이에 지나친 구애를 받거나 비싼 비용을 들여 무조건 인테리어 사무실에 의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필요하다고 느낄 경우가재도구를 옮기거나 약간의 설비만으로도 충분히 사적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공간의 이명희(李明姬.32)소장은“집의 공간과 예산이 넉넉하든 부족하든 상관없이 주부만의 공간이 꼭 필요하며 집안 어느곳이든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둘째는 막연한 주부공간에 대한 동경보다는 그곳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옆집 서재가 예뻐보인다고 자신에게 맞지도 않는 서재를 꾸민다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셋째는 자신의 취미와 적성,그리고 목적에 맞게 주부공간을 만드는 것.사색공간,미술.독서공간,부업공간등 목적에 맞게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넷째는 주부전용공간이 가정에서 지나치게 드러나거나 또는 무시되지 않도록 하는 것.李소장은“단순히 여가를 위한 공간보다는 자신의 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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