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응 국회부의장 행방 찾기에 野의원 발동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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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세응(吳世應)국회부의장의 행방을 찾아라.”임시국회 개회후야당의원들은 吳부의장을 찾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안기부법과 노동관계법 개정안 강행처리의.악역'을 맡기로 잠정결정된뒤 지난주 토요일(21일)밤부터 그는 행방을 감췄다.“야당의원들이 오후9시쯤 자택에 몰려올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이후다.26일로 벌써 엿새째다.
吳부의장은 그날밤 곧바로 부의장 관용차로 서울시내 강남의 한모텔로 이동,현재까지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급호텔을이용하는 방안도 고려됐으나“야당의원들에게 신변이 탄로날 가능성이 크다”는 여권 수뇌부의 강력한 요청에따라 급을 낮췄다.용인과 분당에 있는 친척집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고한다. 吳부의장은 24일부터 친지의 다이너스티 승용차로 바꿨으나 외출을 삼가고 모텔에서 당 지도부.가족등과 연락을 취하며 식사도 시켜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보안을 위해 수행비서도 없이혼자 지내고 있다고 한다.
다만 교회집사인 吳부의장은 24일 밤 분당의 한 교회에서 크리스마스 예배를 본후 새벽에 귀가,가족과 함께 지냈다.물론 25일 아침 일찍 숙소(?)로 돌아갔다.
吳부의장은 정기국회 폐회일인 지난 18일에도 강행처리의.총대'임무를 부여받았으나 행선지를 야당측에 사전 발각돼 원천봉쇄당했는데 당시 당지도부로부터“악역을 피하려고 의도적으로 붙잡혔다”는 의혹을 받았다.당에서 확인한 결과 사실무근으 로 밝혀졌지만 비서진은“억울하긴 하지만 당분간 피해있는 것이 좋을 것같다”는 건의를 했고 김영삼(金泳三)대통령도 전화를 걸어“고생이 많다.분발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吳부의장은“날치기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해온 만큼 변칙통과의 사회봉을 쥘 수밖에 없는 작금의 정치현실에 상당히 고뇌하고 있다는 것이 측근의 전언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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