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0만원권 없었던 일로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내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던 10만원짜리 고액권 발행이 ‘없었던 일’이 될 전망이다. 독도 표기를 둘러싼 디자인 문제로 잠정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게 아니라 발행 자체를 아예 그만둘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그러나 5만원권은 예정대로 발행된다.

1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5만원짜리 고액권 시제품은 연내 공개될 예정이나 10만원짜리 고액권 작업은 올 9월부터 중단된 상태며 현재로서는 작업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디자인 문제를 포함해 지금의 경제상황과 장래의 화폐 운용 등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밝혔듯 정부가 연말까지 방침을 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요청에 따라 10만원짜리 고액권 발행 작업은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부로부터 명확히 통보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화폐 발행의 승인권은 기획재정부가 갖고 있다.

5만원·10만원짜리 고액권 발행은 2006년 공론화된 이후 많은 논란 끝에 정부의 승인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됐다. 이어 한은은 지난해 5월 고액권 발행계획을 발표했고, 화폐도안자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지난해 말 최종 도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10만원권 앞면에는 김구 선생의 초상화를, 뒷면에는 대동여지도의 목판본을 넣기로 했다.

하지만 목판본에 독도 표시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 필사본을 바탕으로 독도를 그려 넣기로 했으나 일본과의 외교적 문제를 고려한 정부의 요청에 의해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당초 예정대로 내년 상반기 5만원짜리 고액권의 발행은 가능하지만 10만원권 발행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