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우먼>車세일즈 귀재 주부 최영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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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난생 처음 영업이란 것을 시작하면서.아는 사람을 찾아다니며연분에 매달려 팔지는 말자'는 결심부터 했죠.” 이제는 5명의팀원을 거느린 팀장으로 자리잡은 대우자동차판매 서대문영업소 최영순(崔英順.39.사진)주임은 출발부터.프로'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것이다.
93년 5월 주부사원으로 발을 디딘 그녀는 입사초기 서울시내10층이상 빌딩은 안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고객을 찾아 발로 뛰었다.그녀가 하루에 만나는 잠재 고객은 평균 30~40명.이중 차를 구입할 의사가 있는 핫유저(Hot Us er)는 3~4명 뿐이지만 한달이면 수십명으로 늘어난다.한달 판매고는 최소3~4건에서 많게는 10건.
그녀의 판매철학은“고객과의 상담은 30분을 넘기면 안된다”는것.10분내에 결심을 얻어내야 계약으로 이어진다는 경험에서 얻은 교훈이다.崔씨는 영업소내에서.택시영업의 대가(大家)'로 통한다.자동차의 베테랑인 택시기사를 상대로한 영업 은 자가용 구매고객보다 몇배 어렵다는게 이 분야의 상식.
“입사하자마자 선배들이 택시쪽은 쳐다보지도 말라고 충고했지만이왕 나선김에 부딪쳐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는게 崔씨의 오기.3개조로 나눠 일하는 택시기사들과 상담을 벌일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이들이 쉬는 날.택시 상조회들을 찾아가 기사 들이 쉴때 가는 곳을 미리 파악해 찾아 다녔다.심지어 상조회가 등산가는 날이면 내려오는 시간에 맞춰 산어귀에서 기다리기도 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일단 거래가 이뤄지고 나니 동료들을 소개시켜줘 고구마 줄기를 캐는 기쁨을 맛볼수 있었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崔씨가 현재 컴퓨터를 통해 관리하고 있는 고객은 2천여명.이들의 이름과 얼굴을 일일이 기억하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중 4백여명은 생일과 결혼기념일까지 챙겨야할 주요 고객들이다.
한번 차를 사면 보통 3년에서 5년은 새로 구입할 일이 없지만 그럴수록 관리를 충실히 해야 한다고 항상 강조한다.그러나 그녀의 성취는 결코 쉽지 않은 길을 건너야 했다.홀시어머니를 모시는 며느리,한 남자의 아내,두아이의 어머니,직 장내 팀장,그리고 현장을 뛰는 판매원등 마치 모노드라마의 배우처럼 1인5역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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