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선수권대회 8강전 굴욕적 참패 한국 축구대표팀 귀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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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아시아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굴욕적 참패를 당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18일 오전 귀국했다.축구팬들의 성난 눈길을 피하기 위해이른 아침을 틈타 들어왔다.그들의 초라한 귀국모습은.두바이의 굴욕-서울잠입'이란 제목에 걸맞았다.
이란과의 8강전(16일 밤)에서 6-2로 패한 뒤 곧바로 짐을 챙긴 한국팀은 싱가포르행 새벽 첫 비행기(아랍에미리트항공)로 도망치듯 두바이를 떠났다.서울행 항공권 예약조차 안된 상태.때문에 싱가포르에서 부랴부랴 1,2진으로 나뉘어 다른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향해야 했다.
1진 10여명을 태운 대한항공이 김포공항에 도착한 것은 이날오전6시23분.그러나 입국수속이 끝났을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밖으로 나오는.태극마크'는 없었다.이번 겨울들어 가장 차디찬.
바깥공기'가 궁금한 듯 입국장 자동문이 열릴 때 면 힐끔 내다보다 꼬리를 감출뿐.
그러기를 40여분.2진이 탄 아시아나항공이 예정(8시5분)보다 훨씬 앞질러 7시32분에 도착한 뒤 다시 30여분.마침내 고개숙인 태극마크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66잉글랜드월드컵때 이탈리아가 북한에 패한뒤 귀국공항에서 썩은 토마토세례를 받은 것과 같은 불상사는 없었다. 나오는 족족 어디론가 사라지는 선수들 틈으로 박종환감독이 보였다.“훈련기간이 워낙 짧고….” 귀에 익은 변명을 늘어놓은 그는 자신의 진퇴와 관련,“물러난다고 해결될 것같으냐”고쏘아붙이곤 사라졌다.김상진부회장등 마중나온 축구협회 관계자 서너명도 협회버스가 시동을 걸기도 전에 공항을 빠져나가고 없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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