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일본 제약업계 해외진출로 승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시장개방에 따른 경쟁격화와 제조원가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고있는 일본 제약업체들이 해외진출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이끌고 있는 업체들은 다케다화학.산쿄.에이사이.야마노우치등 대형사들로 주요 진출지역은 북미.유럽.아시아쪽이다. 이들은 일본의 다른 산업들처럼 해외기업을 인수.합병하기보다 해당지역에 연구소와 판매망을 설립,신제품을 개발.판매하는방법을 택하고 있다.
일본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이와관련,“진출 희망지역에서 구매가치가 있는 제약회사들은 이미 대부분 미국및 유럽업체들이 사들였기 때문에 일본기업들은 연구소 설립과 판매망 강화로 맞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전립선암과 위장병 치료제를 만들어 6억달러 이상의 현지판매실적을 올린 다케다화학은 지난달부터 다른 두가지신약에 대한 임상실험도 현재 진행하고 있다.
산쿄는 북미지역에서 미국의 브리스톨 마이어스사를 판매대행사로해 메마로틴이라는 고(高)콜레스테롤 치료제를 시판하고 있다.
또 에이사이는 미국 보스턴에 악품연구소를 설립,각종 신약을 연구 개발중이다.이 회사는 최근 미식품의약국으로부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에 대한 제조및 판매허가를 받았으며 조만간 전세계 판매망을 통해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일본 제약업체들의 해외진출 바람은 정부의 제약산업에 대한 정책변화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일본정부는 그동안 국내 제약산업 보호육성을 위해 각종 보호조치와 특혜를 부여해왔다.
그러다 최근 일본정부가 사회보장비용중 의료부문이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있다는 인식아래 의료부문의 예산삭감에 나섬으로써 이같은 혜택들도 점차 줄고 있다.게다가 인건비등 제조원가는 통제가불가능할 정도로 뛰고 있으며,시장개방의 확대로 외국의 대형 제약회사들이 속속 국내시장에 들어와 경쟁을 격화시키고 있는 것도일본회사들의 해외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