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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길잡이>74.한양대-출제경향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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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양대는 대입 논술시험에서 그동안 매우 톡톡 튀는 주제를 출제해 왔다.지난해 어떤 학원강사가 적중했다고 해 유출의혹을 받은 착시현상을 소재로 출제한 논제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처럼 한양대의 경우 논제의 소재개발에 보다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한양대 논제의 대부분은 논리적 사고력,종합적 지식,글쓰기 능력을 측정하는 논술의 기본모형에서 다소 벗어난 것이다.
따라서 논제의 유형을 정형화해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수험생들도 마땅히 대비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그럼에도 출제유형을몇가지로 압축해 볼 수 있다.
96학년도에는“문화상대론의 관점에서 동물애호 운동론자의 주장을 비판하라”(인문계) “생산과 소비가 결합된 정보화 사회의 문제점을 대중문화 중심으로 비판하라”(자연계)는 논제가 출제됐다. 한양대 논술시험 논제의 특징은 이해력과 설명력을 측정하는문제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종합적 지식과 논리적 능력을 바탕으로 한 이해력이 아니다.다분히 순발력과 상상력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1천에서 조금 모자란 산을 메워 1천가 넘는 산으로 만든 외국의 경우와 페인트로 치장만 하는 우리의 경우를 비교하라”“미꾸라지와 최첨단 수족관에 관한 두 예화에 숨어있는 의미를 파악하라”는 올해 실시한 제2차 모의고사 논제도 이런 범주에 해당된다.“창조와 상상력의 관계를.이연현상'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설명하라”는 1차 모의고사 논제와“4차원 세계가 가져올 변화를 설명하라”는 2차 모의고사 논제도 역시 같은 부류라 할 수 있다.
또.정책적 대안'이나.우리의 자세'를 묻는 논제도 많이 출제된다.“우리의 무질서 현상을 공정한 심판의 부재에서 찾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라”“통일문제와 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전망”(1차 모의고사) “서구문화의 범람에 대한 우리의 자 세를 설명하라”(2차 모의고사)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같이 쟁점 자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어떤 지식과 어떤 논리를 통해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해야 하는지 명확하지않다. 수험생들은 따라서 이해 설명형,대안 제시형에 초점을 맞춰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
우선 논쟁적 방식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사전에 관련쟁점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다면 자신의 논지를 전개하기가 보다용이할 것이다.
또 듣기 좋은 국민윤리적 답안을 피하는 것이 좋다.자신의 논지가 분명치 않은 두루뭉실한 글은 채점자의 시선을 끌기 힘들다. 가능하면 자신의 논지를 일관성있게 전개해 나갈 필요가 있다.그렇다고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을 초지일관 쏟아놓는다고 해서 좋은 점수를 얻는 것도 아니다.
객관적인 지식과 보편적 논리를 동원할 수 있어야 채점자를 설득할 수 있다.

<김창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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