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KAIST총장 “한국 교육,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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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사진) KAIST 총장이 6일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큰 방향을 읽지 못하고 방법론에서 다투는 수준”이라며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경직된 교육 시스템에선) 정부나 공무원들의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대학에 보탬이 안 된다”며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총장은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날 열린 제2회 관훈포럼에서 이런 내용의 강연을 했다.

서 총장은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수도꼭지’에 비유했다. 그는 따뜻한 물을 쓰기 위해 빨간 꼭지를 틀면 물의 온도뿐만 아니라 물의 양까지 바뀌게 설계된 수도꼭지 예를 들었다. 그는 “총장이 입학정원이나 교수 채용을 늘리고 등록금을 올리려고 하면 한국의 교육 시스템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서 총장은 “KAIST 학부 입학정원을 700명에서 1000명으로 늘려야겠다고 교과부 국장에게 말했더니 ‘어떻게 KAIST만 늘려주느냐’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경직된 교육 행정을 지적했다. 그는 “이런 구조에선 대학이 현상 유지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올 초 대통령직 인수위에 찾아가 교육부와 과학기술부의 통합을 굉장히 반대했었다”고 공개했다. “둘을 무조건 하나로 묶는다고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며 통합 효과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취임 3년째인 서 총장은 능력에 따른 교수 정년제(테뉴어 시스템) 도입, 100% 영어 강의, 면접만으로 신입생 선발 등 다양한 개혁을 시도했다. 서 총장은 “(다양한 개혁 시도는) 이 같은 교육 시스템을 바꿔보려는 노력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학부모 소송을 각오하고 면접 위주 입학전형을 도입했지만 올해는 지원자가 더 늘었다”며 “재주 있는 학생, 다이아몬드가 될 원석을 찾는 데는 성적순보다 면접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렇게 뽑은 합격생의 20%는 성적 우선으로 뽑았다면 불합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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