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강국에 걸맞게 보안 투자 늘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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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순익이 매출의 56%에 달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이스라엘의 인터넷보안업체 체크 포인트(www.checkpoint.com)다. 지난해 매출 4억3000만달러에 순이익 2억4000만달러를 올렸다. 1993년 이스라엘인 길 쉐드(36) 등 세명이 공동 설립한 체크 포인트는 96년 나스닥에 상장됐으며, 현재 방화벽(firewall)과 가상사설망(VPN)분야에서 51%의 세계시장 점유율(IDC 조사 기준)을 기록할 만큼 세계 최고의 보안업체로 성장했다.

*** 이스라엘서 출발 나스닥 상장

이 업체는 제품은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의 53%, 100대기업의 97%가 사용하고 있다. 전 세계 보안업체들이 부러워하는 회사다.

이 회사의 제리 웅거만 총괄담당 사장(Worldwide President.사진)이 최근 방한했다. 체크포인트가 전 세계에서 동시에 발표한 신개념의 보안제품 '코넥트라'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지난 13일 제리 웅거만 사장을 만났다.

-코넥트라는 어떤 제품인가

"그동안 인터넷에서 정보유출을 완벽하게 막으려면 서버는 물론 PC나 PDA.휴대전화 등 서버에 접속하는 단말기에도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서버 한곳에만 설치하면 된다. 보안은 물론 해당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검증 기능까지 제공한다. 코넥트라를 이용하면 출장을 갔을 때 공항이나 호텔에 있는 PC로도 안전하게 회사 서버에 연결할 수 있다."

-세계 보안 시장을 석권하는 원동력은.

"현재 회사는 이스라엘과 미국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우리 회사의 가장 큰 힘은 이스라엘에 있는 400여명의 연구개발(R&D)인력이다. 매출액의 16%가 연구개발비에 사용된다. 이스라엘은 높은 교육수준과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인력을 가진 나라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하면 정보전.스파이 등의 단어들이 연상된다. 그런 상황이 회사 성장에 영향을 주었나.

"그렇다고 본다. 이스라엘은 인텔.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미국 다음으로 R&D센터를 많이 짓는 나라다. 이스라엘은 치열한 정보전이 펼쳐지는 곳이다. 자기 정보를 제대로 지키는 한편, 상대방의 기밀을 빼내는 일이 끊임없이 벌어지는 나라에서 세계적인 보안업체가 탄생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체크포인트가 주력하는 부분은.

"보안은 크게 백신, 침입 탐지시스템, 방화벽, 가상 사설망 분야로 나뉜다. 우리 회사는 이중 가장 시장 규모가 큰 방화벽과 가상 사설망 분야의 보안 솔루션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 네가지 영역은 통합되는 양상이다. 체크포인트는 지난해 12월 존랩이라는 PC 보안 분야 1위 업체를 인수하면서 사실상 모든 보안 분야의 기술을 취득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 분야에서 모두 보안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는 우리가 유일하다."

*** 매출액 56%가 순익 '고부가'

-한국 업체들의 인터넷 보안기술 수준은.

"한국은 인터넷 인프라가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보안업체들은 규모가 작다. 게다가 한국의 보안시장은 완전히 개방되지도 않았다. 현재 한국 정보당국은 보안 시장 개방의 조건으로 소스코드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사항이다. 보안분야는 차세대 고부가가치 IT산업의 하나다. 한국도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방해 국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글=윤창희,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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