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식별번호 '뜨거운 감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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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91년12월 국제전화사업에 참여한.002'데이콤은 공룡.001'한국통신이 독점해 온 국제전화시장을 뚫기 위해 소비자들이 회사이름인 데이콤은 몰라도 002라는 전화번호는 알게 하지 않으면 안됐다.데이콤은 002광고에 3백억원 이상을 쏟아 부어 26% 정도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데이콤은 올 1월부터.082'시외전화서비스를 시작했으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한국통신 시외전화를 이용하면 지역번호만 누르면 되지만 데이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082'를 더 눌러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 10월 국제전화서비스에 들어가는 온세통신의 경우 식별번호가.008'로 내정돼 있지만 001.002와 싸워야 하는 힘겨운 처지다.
광고공세로 재미를 본 002와는 달리 온세통신은 사업자로 지정된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아직 확정된 식별번호를 받지 못해 홍보도 못하고 있다.
프리텔.LG텔레콤.한솔PCS등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들은.011'한국이동통신,.017'신세기통신과 마찬가지로.01X'계열의 전화번호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정보통신부는.018X'계열의 네 자리 식별번호를 줄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네 자릿수는 세 자리에 비해 기억하기 어려워 절대적으로불리하다는 것이 신규사업자들의 생각이다.정통부 입장도 어렵다.
세 자리 식별번호는 이미 동나 공정경쟁을 위해서는 011과 017을 모두 네 자리로 바꿔야 하지 만 3백만명이 넘는 기존가입자들의 휴대폰을 모두 회수해 내장칩을 바꾸는 엄청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간단치 않다.정통부는 이달중 신규사업자들의 번호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형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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