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방위費 합리화로 現代戰 대비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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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1세기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참다운 국가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자신이 없는 한국은 할 일이 많다.국제사회에서 경제규모에 걸맞은 위상을 확보해야 하고,보다 민주적인 사회를 지향해야 하며,보다 강한 산업구조를 확보해야 한다.이러한 복 수과제의 추진을 위해서는 국가와 민족의 총역량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배분되고 발현되어야 한다.따라서 국가예산중 가장 비생산적인 방위비는 동결하고 그 지출내용을 대폭 합리화하는 방향을 통해 국방력을 유지.증강해야 한다.
기본적 유지에만 방위비의 70%가 들어가는 절대병력수를 대폭줄이고 보다 소수화된 정예기동군을 편성해 요점정리식 전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또한 육군의 과도한 비중을 축소하고 해군력과공군력에 무게를 더 두어야 할 것이다.현재의 비용투입 구조를 전면 개편해 같은 액수의 방위비로.현재 이상의 유효성'을 확보하는 노력을 우선 해보자.
상식적인 현대전은 소총병 인원수에 의한 공격이 아니며 구식 고사포 대수에 의한 방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군의 무장력 증대필요 근거는 북한의 1백만 대군과 30년 이상 운용된 구형미그기,낡은 탱크 숫자가 기준이 되고 있다.또한 미국은 고가 장비 구입을 한국정부에 늘상 요구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 정치적.통상적 압력을 별로 거부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해군의 경우를 보더라도 근년 척당 1천5백억원이 넘는 독일제잠수함을 4척이상 구매.생산하였으며 가격이 3천억원에 이르는 호위함 광개토함을 진수하였다.여기에 전술기의 전형적 이.착륙이가능한 소형항공모함을 갖춰야 하고 또 원자력잠 수함을 구매해야한다면 그 비용은 천문학적인 숫자에 이를 것이다.
현재 세계 주요 해군중 전술기의 전형적 이.착륙이 가능한 항공모함을 갖춘 경우는 17척을 갖고 있는 미국외 프랑스에 불과하다.세계 해양을 지배한 경험을 갖고 있는 영국조차 경제적인 부담을 감내하기 어려워 수직 이.착륙형 경항모를 운용하고 있을정도다.군사전문가들이 추정하는 미국형 항공모함의 건조비용은 최소한 3조원(탑재 항공기 가격 제외)이며 1개 선단의 연간 운용비용 또한 3조원 수준이다.
우리는 잠수함 1척에 1천억원 혹은 2천억원을 투입하기 전에척당 5억원이면 교체할 수 있는 노후 연안여객선이 몇척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잠수함 1척은 연안여객선 몇백척을 새로 건조할 수 있는 비용을 요구한다.
국방은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 무기의 양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국민적 합심,자긍심과 외교력에 의해 부족한 무기의 공백을 채울 수 있다.이스라엘은 아랍제국이 보유한 무기 총량과병력 총수의 몇분의 1도 안되는 군사역량을 갖고 도 중동의 맹주가 돼있다.우리가 정말 항공모함이 필요하고 원자력 추진의 미사일 잠수함이 필요하다면 통일 한국을 이룬 후 남북한이 함께 그 꿈을 추진하고 민족의 어깨를 펴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윤 사무생산성센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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