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비틀스, 한국서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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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올해로 비틀스 결성 45주년. 그러나 비틀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고교 시절부터 비틀스 광팬을 자처해 온 30대 직장인들이 결성한 비틀스 카피밴드가 헌정 콘서트를 연다. 4일부터 12월 2일까지 매주 화요일 경기도 고양 아람누리 극장에서 열리는 ‘추억의 음악이야기-비틀스’에서 공연하는 멘틀즈가 그 주인공이다.

멘틀즈는 2002년 결성된 ‘디 애플스(The Apples)’가 전신이다. 정신과 의사이자 방송인으로도 유명한 표진인(41)·김준홍(48)씨 등을 주축으로 구성된 애플스는 양수리 등지의 라이브 클럽에서 활동하다 2006년 해체됐다. 각자의 직업과 병행이 쉽지 않은 현실 때문이다. 원년 멤버 김준홍(존 레넌 역)씨에 장석원(37·링고 스타 역), 손보성(35·조지 해리슨 역)씨, 한국계 영국인 리처드 매카트니(33·폴 매카트니 역)가 가세하면서 새롭게 탄생한 카피밴드가 멘틀즈다. ‘비틀스의 원곡을 충실히 해설한 카피 밴드’, 아마추어이지만 프로 못잖은 기량의 밴드라는 평이 자자하다.

이번 헌정 공연은 아람누리 극장에서 지난해 시작한 대중문화교육 프로그램 ‘추억의 음악이야기’의 일환이다. 올해 2회째인 이번 공연에는 멘틀즈와 레볼루션 등 2팀의 비틀스 카피밴드가 출연해 ‘렛 잇 비(Let it be)’‘헤이 주드(Hey jude)’ ‘올 유 니드 이즈 러브(All you need is love)’ 등 주옥같은 명곡들을 부른다. ‘헤이 주드’는 올해로 발표 40주년으로, 외국에서는 그를 기념하는 음악행사까지 열릴 정도다.

비틀스 카피밴드 ‘멘틀즈’의 손보성·김준홍·장석원씨와 콘서트 진행을 맡은 객원멤버 표진인씨가 공연 연습을 하고있다.(왼쪽 아래부터 시계 반대방향) [안성식 기자]


지난달에만 백화점 문화프로그램으로 두 차례 스탠딩 공연을 했던 멘틀즈는 5월에는 헌정 음반 ‘포 노 원(For no one)’을 내기도 했다. ‘섬싱(Something)’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 등을 담았다. 리더인 김준홍씨가 사재를 털고, 비틀스를 사랑하는 지인들이 십시일반 제작비를 보탠 앨범이다. 김씨는 “아내가 알면 큰일 나 제작비 총액은 극비”라며 웃었다.

밴드 활동이 없을 때엔 모두가 직장으로 돌아간다. 김준홍·손보성씨는 직장인, 리처드 매카트니씨는 통역사 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이다. 가장 음악과 가까운 장석원씨는 세션, 그룹 등으로 드럼 연주를 하고 있다. 손보성씨는 “모두가 자신의 일이 따로 있지만 음악이 좋아 모이는 사람들인 만큼 새벽까지 연습하면서도 힘든 줄 모른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진행은 표진인씨, 해설은 음악평론가 임진모씨가 맡는다. 그 역시 소문난 비틀스 매니어인 임씨는 “‘음악의 교과서’ ‘로큰롤 최고의, 가장 진정한 지식인’이라는 평을 받은 비틀스는 시대를 초월한 가치를 지닌다”면서 “비틀스가 세계 정상에 서기까지 흘린 땀과 열정, 현대사회와 음악계에 남긴 유산, 필생의 라이벌이었던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의 관계 등도 해설을 통해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택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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