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투엔 자유롭지 못한 거인 하승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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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하승진이 2일 삼성전에서 자유투를 던지고 있다. 하승진은 이날까지 두 경기에서 여섯 차례 자유투를 던져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중앙포토]

거인 하승진(23·2m22cm·KCC)이 고민에 빠졌다. 자유투다. 데뷔 두 경기에서 22득점·16리바운드·4블록슛을 기록하며 합격점을 받았지만 자유투 라인 앞에만 서면 젬병이다. 자유투 6개 가운데 단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아무리 키가 커도 자유투가 들어가지 않으면 발목 다친 사자일 뿐이다. 상대 파울 작전의 표적이 되어 하이에나처럼 덤벼드는 상대 수비수에 희생될 것이 뻔하다. 하승진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훈련이 끝난 뒤 하루에 100개 이상씩 자유투 연습을 하고 있다. KCC의 허재 감독이 직접 슛을 지도하기도 한다.

허 감독은 “손끝 감으로 던져야 하는데 승진이는 손이 너무 커 공이 손에 잡히다 보니 방향과 거리감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고 두둔했다. 그러나 손이 크다고 반드시 자우튜에 불리한 건 아니다. 하승진보다 손이 큰 야오밍의 자유투 성공률은 지난 시즌 85%였다. 빨래판처럼 큰 손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마이클 조던도 자유투가 매우 좋았다. 기술뿐 아니라 심리적인 영향이 더 크다. 센터이면서도 자유투가 훌륭했던 김유택 대표팀 코치는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성공률을 가로막고 있다. 부담감을 떨쳐내고 자신감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올 시즌 자유투 성공률 100%(14개 시도)를 자랑하는 문경은(SK)은 백보드를 먼저 맞히는 뱅크 슛을 추천했다. 문경은은 “슛 거리가 길어지면서 자꾸 림 뒤쪽을 맞고 나와 뱅크 슛을 시도하게 됐다”면서 “장신 선수의 경우 림이 가까워 보이기 때문에 뱅크슛을 시도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추천했다.  

문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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