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미래 씨앗 될 곳엔 겁없이 투자 … 벤처 생태계 키울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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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국내 벤처업계에서 ‘히트 제조기’로 불리는 장병규(35·사진) 본엔젤스 사장 겸 블루홀스튜디오 이사회 의장. 1997년 KAIST(카이스트·전산) 박사 과정 중에 네오위즈를 공동 창업해 당시에는 생소한 인터넷 채팅 사이트 ‘세이클럽’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2005년엔 검색포털 ‘첫눈’을 개발해 이듬해 NHN에 350억원에 팔았다. ‘미다스의 손’으로 평가받으며 숱한 화제를 뿌려 온 그가 요즘 벤처 투자와 게임 사업을 벌이며 또 한번의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달 31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요즘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로 좋지 않다.

“이럴 때가 오히려 기회라고 본다. 절실하게 돈이 필요한 만큼 더 독하게 승부를 거는 유망 벤처가 늘기 때문이다. 어차피 에인절 벤처투자는 길면 6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특히 좋은 물건은 경제 상황을 떠나 언제든지 통한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6개 벤처에 투자했다. 추가로 네 곳에 투자를 검토 중이다. 주력 분야는 정보기술(IT) 비즈니스다.”

-대규모 투자펀드 조성은 안 하는데.

“그동안 번 돈을 사회공헌 차원에서 벤처에 투자하는 것이다. 후배 벤처인들에게 성공 기회를 주고, 한국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 생태계도 성공 벤처기업가들이 주도한다. 벤처산업의 선순환을 위해 단기 수익보다는 미래의 씨앗이 될 만한 곳에 과감히 돈을 댄다.”

-대박 행진으로 업계에선 히트 제조기로 불린다.

“얼마 전 2억원을 투자해 600만원만 건진 적도 있다. ‘손해 보는 장사’도 한다. 그런 실패도 한국 벤처 토양에는 밑거름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실리콘밸리에서도 벤처 성공률은 30%를 밑돈다. 또 성공 벤처 10개 중 2개만이 증시에 이름을 올리고, 8개는 인수합병(M&A)된다. 구글·애플 같은 성공은 극단적 사례다. 복권 당첨보다 어렵다.”

-유망 벤처의 기준은 뭔가.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창업자의 평판을 듣는다. 또 공동 창업 회사에 점수를 더 준다. 실리콘밸리의 투자 가이드에도 단독 창업자는 위험하다는 내용이 있다. 창업자가 두 사람 이상이어야 견제도 하고 시너지도 내면서 신생 회사를 잘 키워 나갈 수 있다. 그 다음은 물건(기술이나 제품)을 보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해야 한다.”

-온라인 대작 게임을 개발한다는데.

“블루홀스튜디오에서 140여 명의 전문 인력이 총 30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S1’(프로젝트명)을 개발 중이다. 2010년 국내는 물론 미국 등 전 세계에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북미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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