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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쓰는가정문화><전문가조언>22.氣죽은 젊은 아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젊은 남성들일수록 자기의견 표현에 약한 경향이 있습니다.여성들은 어머니로부터.너는 나처럼 살지마라'는 식의 교육을 받고 자라는데 비해 남성들은 반대로 과보호 속에 자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이런 남성들이 대 개.잘 키워준 어머니'와.당당한 아내'사이에서 순종적 태도를 보이면서 속으로 앓게 되죠.” 전문가들은 신세대.고개숙인 남편'문제의 근본을 정서적 표현능력 부족에서 찾는다.불만이 있어도 과거와 같이 남편의 권위등을 내세워 허세를 부리기도 힘들어졌고,말다툼에도 자신이 없다보니 혼자 삭이려고만 한다는 것이다.그러다가 극단적으 로는 우울증을 앓는다든지 아내로부터 이혼요구를 당하는남성들이 생기는 것이다.
한국남성의 전화 이옥(李玉)소장은“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감정표현을 어려워하는 것은 신세대 남성이라고 예외는 아니다”며“일단 털어놓을 곳을 찾으라”고 권한다.
그러나 친지나 상담소를 통한 하소연이 문제의 해결은 될 수 없다.부부간의 근본적 문제해결에 있어 남성들의 표현능력 부족이원인인 경우 서로 대화를 통해 극복하기도 쉽지는 않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동갑이거나 나이차가 적어 평소에도 반말을 써온 경우 차분한 대화가 힘든다.부부갈등문제 전문가인 채규만(蔡奎滿.성신여대 심리학과)교수는“어설프게 말로 하다보면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편지등을 통한 대화를 먼저 해보도록 권한다.상대방에게 고쳤으면 하는 것이나 바라는 사항을몇가지씩 글로 적어보라는 것.
친지나 전문가와의 개인상담을 통해 자신이 지나친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또 다른 문제점은 없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자신도 모르게 남아있는 남성들의 가부장적 기득권에 대한 욕심이 아내의 적극적인 사고 방식에 적응못하는 남편을 만드는 원인일 수도 있다”는 신경정신과 신승철(辛承哲.광혜병원장)박사의 조언은 그런 점에서 의미있는 지적이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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