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순천지청 이병석 검사, 도민체전서 동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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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현직 검사가 전남도민체육대회 권투선수로 출전해 동메달을 차지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 이병석(李炳錫.36)검사는 전남 여수 돌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체전 복싱경기에 웰터급(63.5~67㎏) 순천 대표로 참가해 준결승전까지 진출했다. 李검사는 13일 3차전에서 여수 대표 선수가 계체량을 통과하지 못해 기권승으로 준결승에 올라 국가대표를 지낸 정연수(영암군)선수를 맞아 끝까지 투지를 보였다. 그러나 李검사는 실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RSC로 패해 아깝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전날 1차전에서 李검사는 상대 선수를 거세게 몰아붙여 RSC승을 거뒀으며, 2차전에서는 1.2라운드에 한 차례씩 다운 당하고도 일어서는 근성으로 판정승을 따냈다.

"실력을 시험해보기 위해 대회에 도전했죠. 링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로 싸워 아쉬움은 없습니다." 李검사가 권투에 입문한 것은 지난해 11월. 수사과정에서 알게 된 경찰관의 권유로 순천 시내 체육관을 찾았다. 평소 축구.배드민턴 등 운동을 즐겨 체력에 자신이 있었던 데다 업무상 받는 스트레스를 풀기에도 적합했다.

그는 체육관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한두시간씩 운동했다. 연습 경기에서 두들겨맞아 코피를 쏟기도 하자 동료 검사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만류하기도 했다. 하지만 李검사는 온 몸을 땀으로 흠뻑 적시고 난 뒤의 상쾌함이 좋아 그만둘 수 없었다. 그는 지난달부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허영모씨와 스파링하는 등 집중훈련을 해왔다. 체중도 6㎏이나 뺐다.

"남자라면 누구나 맨몸으로 싸우는 격렬함에 이끌리는 것 아닙니까. 체력이 허용하는 한 권투를 계속할 것입니다."

李검사는 성균관대를 나와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순천=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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