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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재건축特需 번지는 '한탕 신드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잠실.반포등 서울시내 5개 저밀도지구에 대한 고층.고밀도 재건축허용계획이 전격 발표된지 3일후인 18일 오전10시 서울지법동부지원 경매법정은 일순간 술렁거렸다.1차 입찰때 임자가 없어 감정가를 20% 낮춰 이날 2차 입찰에 부친 서울송파구신천동 저밀도지구내 5층짜리 시영아파트 20평형을 金모씨가 감정가보다 무려 7천8백만원 높은 2억4천2백만원에 선뜻 사들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 시행된 첫 입찰때 값이 비싸 아무도 거들떠보지않았던 이 아파트가 최초감정가보다도 3천7백만원이 높은 값에 낙찰됐으니 경매참가자들이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 시영아파트는 종전 같으면 큰 관심을 끌지 못할 매물이지만 이날은 20여명이 경쟁해 과열현상까지 보였다.고밀도개발이 허용됨에 따라 2억4천2백만원을 주고 사더라도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했기때문이다.아파트경매 낙찰률이 보통 최초감정가의 85%선인 점을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로 저 밀도 재건축의 기대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이다.
또 경매로 나온 잠실시영아파트 13평형의 경우 서울시의 발표직후 경매를 신청한 채무자가 취하를 요청해 경매 자체가 취소되는 일이 벌어졌다.그동안 임자가 나서지 않아 두번이나 유찰돼 감정가격이 최초 1억2천만원에서 7천6백80만원 으로 뚝 떨어질 정도로 인기가 없었지만 이번 조치로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을기대한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서둘러 빚을 갚아 버린 것이다.
.잠실 저층아파트 경매낙찰가 급등'.재개발 투자수요 재건축시장으로 이동'.재건축대상 고층아파트 호가상승'.잠실주변 단독주택 술렁'.서울 주택시장에 이같은 저밀도아파트 재건축신드롬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재건축은 본격 시행될 경우 일산신도시 물량과 맞먹는 7만여가구의 새 아파트가 건설되는 대형사업인데다 주변동네는 물론전국의 주택시장에까지 영향을 줄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라는데서 비롯되는 현상들이다.

<손용태.이계영.김현승 기 자>*** 26면 .커버스토리'로계속 재건축이야기가 나도는 고층아파트시장도 바람이 심하다.도곡주공고층아파트의 경우 이번주 들어 주인들이 팔려고 내놓았던 집을 회수하는 반면 사려는 사람은 넘쳐나 매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이로 인해 2억4천만~2억5천만원 하던 25평형의 호가가 1주일새 2천만~3천만원 올랐다.이같은 분위기는대치주공고층아파트도 마찬가지로 1억9천만원이던 23평형이 단숨에 2천만원 올라 2억1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번에 저밀도지구에서 사실상 해제된 잠실주공1~4단지 부근 단독주택지인 잠실본동과 삼전동 일대 단독및 연립주택 소유주들도재건축에 따른 전세수요가 넘쳐 전세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에 들떠 있다.개포.고덕동등 소형아파트 밀집지역 에서도 전세시장 특수(特需)를 기다리는 눈치다.
저밀도지구에 대한 고층.고밀도 재건축신드롬은 그러나 매매나 전세의 전반적 가격상승을 부추겨 집 없는 사람의 주름살을 더 깊게 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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