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추락사 故이헌종서기관 가족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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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헌종이가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의 병세를 걱정하면서 울먹인 것이 바로 엊그제인데 이게 무슨 소리냐.” 주케냐 대사관 이헌종(李憲鍾.49.사진)서기관이 비행기 사고로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25일 李서기관의 형 무성(茂盛.56.건축업)씨등 가족들은 망연자실해 하며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李서기관의 어머니 黃도연(80)씨는 지난 20일 노환으로 서울금천구독산2동 성베드로병원에 입원한 후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링거 주사만 맞고 있는 상태.
한편 李서기관의 아버지 이범수(李範秀.79)씨는 이날 오전6시쯤 경기도김포군양촌면양곡리 전주李씨 시제(時祭)에 참석하기 위해 시흥3동 집을 나가는 바람에 오후까지 연락이 안돼 가족들의 애를 태웠다.
어머니를 간호하느라 밤을 지샌 형 무성씨는 오전8시쯤 여동생무순(茂順.53)씨로부터 동생의 사고 소식을 듣고“이게 웬 날벼락이냐”면서 병실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무성씨는“어째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면서“항공대에 다닐때 하숙비를 줬더니.형이 어렵게 번 돈을 내가 어떻게 쓰겠느냐'며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취하던 동생의 모습이 눈에 어린다”고말하며 눈물을 흘렸고 3일전 李서기관과 통화했 다는 누나 무순씨는 통곡하다 실신했다.

<배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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