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한마디] 주가 폭락 때 섣부른 매도 → 원금 회복 기회 날리는 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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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 주가가 폭락해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한 사람들이 큰 손실을 입고 있다. 경기는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시기엔 어떤 투자 전략을 가져야 할까.

박인섭(36) 교보생명 재무설계센터 부장은 “지금은 방어적인 투자를 하기도 늦은 시기”라고 말했다. 주가가 너무 떨어져 자금을 빼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영학 박사(명지대) 출신으로 미국 아멕스 은행에서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를 했던 박 부장은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는데 자금을 빼버리면 다시는 원금을 만회할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 토막 난 주식을 팔고 고금리 예금으로 바꿔 10년을 넣어도 원금을 회복할 수 없다”며 “괜찮은 우량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10년 안에 원금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반드시 온다”고 예상했다. 여유 자금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이 더없이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상황에선 금리가 오른 우량 기업의 회사채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추천했다. 또 앞으로 주식시장이 회복되면 가장 급격하게 반등할 종목으로 증권주를 꼽았다. 부동산은 침체 국면이 지속되고 주택은 별다른 매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일정 규모의 토지가 딸린 주택이나 상가처럼 새롭게 개발을 할 수 있는 부동산은 좋은 투자 대상이라고 짚었다. 여유 자금을 보수적으로 굴리기 원하는 사람은 최근 나오는 고금리 예금을 잘 활용할 것을 권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리기는 했지만,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시지 않아 은행권의 예금금리가 당장 떨어질 상황은 아니라고 내다봤다.

반면 빚을 내거나 꼭 필요한 생활자금으로 투자했다 폭락한 경우는 다른 전략을 택할 것을 권했다. 박 부장은 “돈이 필요한데 주식이나 펀드에 돈이 묶여 있다면 주가가 반등하는 시기에 일정하게 분할해 매도나 환매를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경우건 빚을 내 주식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보험상품은 중도해약을 하면 상당한 손실이 나는 만큼 유지할 것을 권했다. 박 부장은 “주식 등에 투자하는 변액연금보험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연금 개시 시점까지 유지하면 원금 보장은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후에 대비해 100만원 미만의 금액을 적립하기 원한다면 변액연금보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시기인 만큼 앞으로 수익률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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