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cover story] 위크앤 유쾌한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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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전 서울 우이초등학교 4학년 7반 교실.

"자, 웃음 버튼 준비!"라는 서정선(30.여) 교사의 구령에 37명의 아이들은 손가락으로 제각기 자기 이마.볼.입술을 가리켰다. 몇몇은 벌써부터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참느라 어깨를 들썩였다.

"시~작!"

버튼 누르는 시늉을 한 아이들의 입에서 웃음이 폭발했다. 누구는 박수를 치고, 또 다른 아이는 두 팔을 내저으며 웃었다. 배를 잡고 몸을 흔들다 의자와 함께 자빠진 개구쟁이도 있었다.

이것이 바로 '웃음 수업'. 2000년 서교사가 개발했다. "웃으면 인상도 달라지지만, 덩달아 행동도 적극적이 돼요. 그래서 어릴 적부터 웃음이 몸에 배도록 하려는 것이죠."

매일 아침 한번씩, 그리고 가끔 아이들이 지치거나 따분해 보이면 그때그때 웃게 한다. 학기 초에는 웃는 연습을 상당히 했지만 이젠 그냥 구령 하나로 모두 자지러진단다. 학생 최민희 양은 "처음엔 몹시 어색하고, 또 웃고 나면 얼굴 여기저기가 땅겼지만 이젠 몇 분 동안 웃는 것도 쉽다"고 말했다.

웃음 수업은 교실 분위기도 싹 바꿨다. 자신의 잘못을 짝꿍이 선생님께 일렀다고 뚱해 있던 김다정 양. 웃음 수업 후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짝인 한훈희 군과 얼굴을 맞대고 낄낄거린다. 정말 웃음은 행복을 부르는 열쇠가 되고 또 미움도 가시게 하는 걸까. 답은 '물론 그렇다'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가 성공한 사람들을 상대로 성공의 비결을 물었더니 열에 여덟이 미소를 꼽았을 정도니까. 그래서 week&팀은 '미소 뿌리기'에 나섰다. 하회탈 같은 미소와 낭랑한 웃음소리가 거리마다 가득 넘치기를 희망하며.

추신 : 웃는 게 쉽지 않으시다고요? 그럼 손거울을 꺼내놓고 한번 따라해 보세요.'위스키~.'

글=표재용.김필규 기자<pjygl@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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