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표류하는국책사업>3.맑은물 공급 대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경기도고양시현천동 난지하수처리장.수영장처럼 생긴 집수장에는 하수관을 통해 모인 시커먼 물이 심한 악취를 뿜어냈다.
서울시민이 쏟아내는 하수의 집합소로 3개의 집수장을 거치면서맑은 물로 걸러져 한강으로 방류하기 위한 곳이다.그러나 겉보기와 달리 이곳 수질은“깨끗하다”는게 난지하수처리사업소 박종대(朴鍾大)소장의 설명이다.
하수만 들어온다면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이 1백10이어야 할텐데 실제는 65~70의 물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朴소장은“상.하수도관이 낡아 하수는 깨진 관으로 빠져나가고 수돗물등이 흘러들어오는 것같다”고 말했다.
처리용량은 하루 50만이고 하루에 들어오는 오수의 양은 1백10만.현재 9백3억원을 들여 처리용량을 1백만으로 늘리기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용산.서대문.은평.마포구 전역과 종로.성동.중구의 일부에서 버린 하수의 양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성동구응봉동에서 한강변을 따라 연결된 하수관의 길이는 20.38㎞.하루가 멀다 하고 뜯어내고 파헤치는 서울시 공사때문에 하수관들이 정상인게 별로 없다.
더러운 물은 깨진 하수관을 통해 지하로 흘러들어가 강을 더럽히고 대신 수돗물.빗물을 받아 정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93년 발표된 정부의 맑은물 공급 종합대책중 대표적인 사업이대형 하수종말처리장.
전국에 2백96개를 건설예정이며 지난해말까지 35곳이 지어졌다.난지도의 증설부분도 그중 하나.
그러나 대부분의 하수종말처리장은 난지도의 경우처럼 깨끗한 물처리장으로 둔갑했다.
내무부.환경부.서울시의 국감자료를 보면 전국 하수관은 26마다 1곳씩 ▶가스관.상수도관등 다른관 통과 ▶파손과 이음새 불량▶연결관 돌출과 찌꺼기퇴적등의 결함이 발견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조사된 1천53㎞(전체의 16%)에서 20만7천93곳의 결함이 발견됐다.평균 5마다 1곳이다.
전문가들은“정부투자는 당연히 하수관정비공사와 함께 이뤄져야 했다”고 이구동성이다.
93년 착수된 정부의 맑은물 공급 종합대책은 97년까지 한강.금강.낙동강.영산강등 전국 4대강의 수질을 1~2급수로 정화시키겠다는게 골자다.
총 투입예산으로 자그마치 15조원이 책정됐고 지난해까지 8조원이 쓰였다.
그러나 사업종료가 내년으 발견됐다.평균 5마다 1곳이다. 전문가들은“하수처리장 건설에 앞서 하수관정비공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이구동성이다.
93년 착수된 정부의 맑은물 공급 종합대책은 97년까지 한강.금강.낙동강.영산강등 전국 4대강의 수질을 1~2급수로 정화시키겠다는게 골자다.총 투입예산으로 자그마치 15조원이 책정됐고 지난해까지 8조원이 쓰였다.
그러나 사업종료가 내년으로 다가왔지만 어디에서도 강물이 맑아지고 있다는 징후는 찾아볼 수 없다.오히려 발표당시보다 대부분수질은 나빠지고 있다.하수종말처리장의 예가 그 이유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환경부가 정례적으로 조사하는 전국 19개 지역중 16곳은 사업출범 당시인 93년보다 수질이 나빠졌다.단 3곳만이 간신히 현상유지를 하고 있다.
마산~통영간 국도에서 마산시합포구구산면쪽으로 들어가다 보면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는 거대한 계란모양의 탱크들이 보인다.1백만 마산.창원시민들이 쏟아붓는 생활하수를 처리하는 마산시 환경관리사업소다.
이곳으로 흘러들어오는 물도 BOD가 불과 49에 불과하다.생각보다 더럽지 않은 물이다.
이유는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감사원 특감에서 밝혀졌다.
창원.마산시 중심가를 거쳐 하수처리장까지 오는 33.9㎞의 하수관로 가운데 마산만 매립지를 통과하는 약4㎞구간이 심하게 파손돼 있는게 확인됐다.
이 관으로 바닷물이 마구 밀려들어왔다.결국 마산 하수처리장에서는 바닷물을 열심히 정화하고 있었던 셈이다.
마산 하수처리장은 94년5월부터 1천2백63억원을 들여 확장공사를 하고 있다.
김주일(金朱逸)소장은“확장공사가 끝나면 미생물처리시설이 설치돼 하수처리 기능이 향상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마창환경운동연합 양운진(梁運眞.경남대교수)의장은“바닷물의 염분농도 때문에 미생물이 죽거나 제구실을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엉성하긴 다른 사업들도 다 고만고만하다.경남김해시한림면 축산폐수처리장은 93년12월 3천3백억원을 들여 건립했다.
이곳의 하루 처리용량은 1백30.그러나 요즘 실제처리량은 60~80에 불과하다.게다가 가축분뇨를 비료로 만드는 70 규모의 축분(畜糞)시설은 20만 가동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양돈(養豚)농가들이“폐수를 수거하기도 힘들고돈도 많이 든다”는 이유로 이 시설을 잘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이 지역의 양돈농가들은 그 대신 축사주변에 톱밥발효돈사를 짓고 있었다.
김해시는 여기에 국고보조와 융자등 올해에만 모두 11억7천9백만원을 지원했다.수천억원을 들여 지은 축산폐수공장은 용량이 남아돌고,한쪽에선 그 공장의 가동률을 더욱 줄이게 될 톱밥발효돈사에 나랏돈을 지원한다.주먹구구식 행정의 한 표 본이다.
김상진.이재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