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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뺏긴 차범근, 뺏은 귀네슈 정조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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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독한 운명이다.

차범근(55) 수원 삼성 감독과 세뇰 귀네슈(56) FC 서울 감독이 또 한 번 정면 승부를 펼치게 됐다. 29일 오후 7시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삼성하우젠 K-리그 2008 24차전이 그 무대다. 두 사람 모두 K-리그 정상이라는 같은 꿈을 꾸지만 한 사람은 울어야 한다.


◆예측 불허의 최대 라이벌전=승점은 같고 골득실 1점 차로 1위와 2위로 갈린 서울(승점 48·13승9무1패·골득실 19)과 수원(승점 48·15승3무5패·골득실 18)이다. K-리그 최고 라이벌 수원과 서울의 대결만으로도 흥미롭지만 이번에는 ‘정규리그 1위’ 타이틀까지 걸렸다. 그야말로 전쟁이다.

26일 성남 일화를 누르고 올 시즌 처음 1위에 오른 귀네슈 감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원전을 반드시 이기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맞선 차범근 감독은 “우리는 홈으로 서울을 불러들인다. 선두로 복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맞받았다. 차 감독과 귀네슈 감독은 지난해부터 여덟 차례 맞붙어 5승1무2패로 차 감독이 앞서고 있다. 올 시즌 성적도 수원이 2승1패(4골1실)로 우위다.

수원은 지난 4월 신영록의 2골을 앞세워 원정경기에서 서울을 따돌렸다. 이에 질세라 서울은 지난 7월 수원의 18경기 무패(15승3무)를 끊으며 3달 만에 홈패배를 고스란히 되돌려줬다. 라이벌전이기에 승패를 예측하기 힘들다.

차 감독은 주장 송종국(29)을 중심으로 ‘주전급 비주전’으로 급부상한 배기종(25)·최성현(26) 등을 앞세웠다. 귀네슈 감독은 물오른 기성용(19)과 이청용(20)의 패기에 베팅했다. 결국 승부는 후반 양 감독이 내밀 히든카드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올 시즌 조커 득점률 23.2%를 자랑하는 차 감독은 부상에서 돌아온 하태균(21)과 백지훈(23)을 비장의 카드로 숨겨뒀다. 조커 득점률 22%의 귀네슈 감독은 이상협(22)·이승렬(19) 등 특급 조커를 비상 대기시켰다.

◆누가 영웅이 될까=수원-서울 라이벌전은 젊은 영웅들을 탄생시켜 왔다. 지난해 4월 8일 한국 프로경기 사상 최다 관중(5만5397명)이 운집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을 상대로 결승골을 뽑아낸 하태균. 그리고 7월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우젠컵 경기에서 통렬한 결승골로 수원의 18경기 무패 행진에 종지부를 찍은 이승렬 등이다. 이번 대결에서도 예상치 못한 영웅의 탄생이 기대된다. 제라드의 호쾌한 플레이를 닮은 기성용과 가투소의 투지를 빼닮은 조원희의 중원 대결도 흥미롭다. 수원의 문지기 이운재(35)는 “서울의 1위는 3일이면 족하다. 우리가 다시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서울의 주장 이을용(33)은 “우리 상승세는 누구도 막지 못한다. 수원을 혼내 주겠다”며 벼르고 있다.

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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