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오자키 '100승 대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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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골프제왕」잭 니클로스(56.미국)는 전세계 골퍼들의 영웅이다.일본에서는 점보 오자키 마사시(49)가 그에 못지않은 영웅대접을 받고 있다.
니클로스와 오자키는 올해 똑같이 개인통산 1백승의 대기록을 작성했다.니클로스는 지난 4월에,오자키는 지난 17일 던롭피닉스오픈에서 프로데뷔 26년만에 1백승 고지에 우뚝섰다.니클로스가 35년동안 이룬 업적을 9년이나 앞당겼다.5백 여년 골프역사상 1백승 고지를 점령한 골퍼는 니클로스와 오자키.샘 스니드(1백35승)3명이다.
오자키는 「전업골퍼」로 성공한 대표적인 선수다.오자키는 프로골퍼가 되기전 촉망받는 야구선수였다.고교때 투수와 4번타자로 맹활약했던 오자키는 65년 니시데쓰(세이부의 전신)라이언스에 투수로 입단했다.
그러나 입단후 2년동안 1승도 올리지 못해 이듬해 궁여지책으로 타자로 변신하기도 했지만 역시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67년 한많은 야구인생을 정리한 오자키는 1년동안 방황의 세월을 보냈다.68년 12월 오자키는 지바현 인근 의 나라시노CC 연습생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했다.
오자키는 숙소에서 골프장까지 5㎞구간을 매일 새벽 구보로 출근,밤 늦게까지 오직 연습에만 몰두했다.야구선수 출신으로서의 감각이 있었는지 10개월뒤인 70년4월 첫 프로테스트에 당당히합격했다.
프로골퍼로서의 오자키 인생은 고기가 물을 만난 격이었다.1년뒤인 71년 일본프로선수권대회에서 첫우승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그해 5개대회를 휩쓸었고,72년 9승등 프로데뷔 3년만에 20승을 올리는 타고난 기량을 발휘했다.
지난 71년 한국오픈에 출전해 16위에 머무르기도 했던 오자키는 73,74년 연속상금랭킹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프로데뷔 26년동안 지난해까지 모두 9번이나 상금왕에 올라 명실상부한 일본골프의 간판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80년 허리부상을 당해 81년 상금랭킹 28위로 추락했고,83년에는 왼쪽발가락 부상까지겹쳐 3년동안 2승밖에 올리지 못하는 불운을 겪어야했다.이 기간중 매년 50개 이상의 OB를 내기도 했다.
181㎝,85㎏의 육중한 체격에서 뿜어내는 호쾌한 장타로 인해 70년대 등장한 초대형 점보여객기 이름을 따 「점보」라는 별명을 얻은 오자키는 통산획득상금 18억9천8백63만여엔(약 1백59억5천만원)을 기록하고 있다.연평균 6억1 천4백여만원의 수입을 올린 셈.
내년 4대 메이저대회에 초청되는등 동양선수로는 가장 유명한 선수인 오자키는 그러나 71년 뉴질랜드PGA선수권 우승을 제외하곤 해외대회에서 이럴다할 성적이 없어 「국내용」이란 오명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나를 이길 수 있는 젊은 선수가 하루빨리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오자키는 현재 「오자키군단」을 운영,후배양성에도 전념하고있다. <김종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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