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고금리’ 회사채펀드가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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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회사채 펀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주 정부가 장기 회사채 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내놓음에 따라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운용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회사채 펀드 외에 직접 회사채를 판매하는 회사도 있다. 최근 회사채 수익률이 높아져 직접투자 대상으로도 매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 대상 기업의 신용위험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비과세 효과 쏠쏠=지난주까지 국내에는 회사채 펀드가 사실상 없었다. 위험은 만만치 않은데 수익률은 국채와 크게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회사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상반기 6% 수준(AA- 등급 기준)이던 회사채 금리가 8월 들어 7%를 넘어서더니, 최근엔 8%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5%대를 유지하던 국고채는 금융위기 와중에 더 떨어지는 추세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주 말 기준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4.89%,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는 연 8.23%를 기록했다. 여기에 세제혜택까지 더해져 펀드 수익률이 확 높아졌다. 펀드 수수료를 제하고도 수익률이 7% 후반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한국투신운용 이도윤 본부장은 “이 정도면 정기예금으로 따지면 연 8.9%의 금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들은 활용가치가 높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1억2000만원까지 아예 세금 계산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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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만기형으로=이미 판매 중이거나 준비 중인 장기 회사채 펀드는 운용전략이 비슷하다. 우선 투자 대상이 A등급 이상 채권으로 제한된다. 투자등급은 BBB- 등급 이상이지만 투자자의 우려를 덜기 위해 안전한 채권에만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한국투신과 미래에셋 운용은 좀 더 보수적인 목표를 세웠다. 반면 아이투신과 KB자산운용은 A- 등급 채권도 적극적 으로 발굴해 수익률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하나UBS운용의 경우 회사채와 기업어음(CP)뿐 아니라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전략에 따라 수익률은 1%포인트 정도 차이가 난다. 보수를 제외하고 높은 곳이 연 8.6%, 낮은 곳이 연 7.67%다. 아이투신 김형호 상무는 “수익률과 위험 사이에는 반비례 관계가 있는 만큼 해당 펀드가 투자할 대상 기업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운용사도 회사채를 적극적으로 샀다 팔았다 하기보다는 입맛에 맞는 채권을 발굴한 뒤 만기까지 보유하는 전략을 주로 택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충분히 금리가 높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원하는 수익을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중간에 사정이 있어 환매하면 세금 혜택을 모두 토해내는 것은 물론 수익금 손해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90일 이내 환매를 하면 이익금의 70%를 수수료로 뗀다. 아이투신과 하나UBS는 6개월, 미래에셋과 KB자산운용은 1년으로 환매 제한 기간이 더 길다.

회사채를 직접 판매하는 곳도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27일부터 300억원어치의 우량 채권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대상 채권은 산업기계 등의 리스채권을 유동화한 자산담보부채권(ABS)으로 우리은행의 신용공여를 통해 AAA 등급을 받은 채권이다. 1년~1년6개월 만기에 연 8.3~8.6%의 확정 수익률이 보장된다고 동양종금증권은 밝혔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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