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포커스>가요표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중앙일보는 한주 동안 접수된 독자투고중 가장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신 한가지 주제의 독자투고를 모아 매주 금요일 「독자포커스」난에 소개합니다.이번주에는 가요 『귀천도애』사건의 여파로 많은 독자들이 관련된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편집 자註] ▶최근 표절시비가 인 『귀천도애』 발표 당시 크게 충격을 받았다.「어쩌면 저렇게 똑같이 베꼈을까」하는 당혹스러움 때문이었다.그동안 수많은 제보가 있어왔지만 작곡가의 입을 통해 직접 밝혀진 것은 거의 처음이라고 여겨진다.이 곡은 『 Summer Dream』에서만 20소절 이상 부분표절한 것이 아니라,일본 가요그룹 「Tube」의 다른 노래인 『Summer City』의 끝부분도 그대로 따온 듯하다.그래서인지 멜로디에 통일성이라고는 전혀 없이 곡 전체가 붕 떠버린 느낌이다.
물론 창작을 하다보면 우연히 다른 곡으로부터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하지만 그대로 베껴 끼워맞추는 것은 더이상 용납될 수 없다.관계당국은 의도적인 표절에 대한 엄정한 기준을 세워 철저한 단속을 해야할 것이다.
국수현<서울동작구사당동> ▶가수 김민종이 표절 가요를 부른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가수활동을 중단했다.그런데 이에 대해 『가수활동 중단만으로는 탐탁지 않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또 김민종이 「끝물 판촉」을 노리고 가요활동 중단 기자회견을했다는 분석도 나오고있다.그러나 나는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김민종의 행동은 용기있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또 단지 「끝물 판촉」을 위해 그가 수년동안 쌓아왔던 가수경력 을 포기할 수는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곡은 작곡가가 만드는 것이다.『귀천도애』의 작곡가는 전부터 수차례 표절의혹이 제기됐던 사람이다.이런 점을 감안할 때 가수김민종 자신도 또다른 피해자이지 않을까 싶다.가요계 전체의 구조적 모순을 한 개인의 책임으로 몰아세우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길선<서울송파구마천1동> ***한자성어 제목도 표절 ▶언제부터였는지 모르나 우리노래에 『천상유애』니 『귀천도애』니 하는 무슨 뜻인지도 모를 한자성어들이 등장하고 있다.이러한 용어들은 홍콩이나 대만에서 쓰는 것으로 우리 정서와는 도무지 맞지 않는 것들이다.우리 말에도 좋은 말이 있고 ,서술형으로 그럴듯한 제목도 많은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경우 가사 구성도 우리식이 아닌 표절냄새가 난다.아니나다를까,공교롭게도 위의 두곡이 모두 표절이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그렇다고 요즘세대들이 한문교육을 선호하거나 한문실력이 훌륭한 것도 아니다.그저 겉멋으로 따라하는 것이다 .
청소년들이 여러 형태의 문화를 만들어가면서도 노래 하나 제대로 「우리 것」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젊은 가요인들의 각성을 촉구한다.
강신영<경기도성남시신흥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